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배우 유연석이 뮤지컬에 도전했다. 데뷔 이래 영화 및 드라마에서 활약했던 그는 학교에서 섰던 무대를 잊지 못해 무대에 처음 올랐다.
그가 선택한 뮤지컬은 '벽을 뚫는 남자'(이하 '벽뚫남'). 1940년대 파리 몽마르트를 배경으로 평범한 우체국 직원 듀티율이 어느 날 벽을 자유자재로 드나드는 능력을 가지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사실 그가 선 무대가 연극이 아니라는 점에서 일부에선 편견의 시선을 보냈다. 가창력이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을뿐더러 '벽뚫남'은 노래로만 이루어진 송스루 뮤지컬이었기 때문이다. 가창력은 물론 그 안에서 감정을 담은 연기로 인물을 표현해야 하기에 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이어졌다.
유연석도 자신을 '뮤지컬 새내기'라고 소개하며 부담감을 드러냈다. 무대에 꼭 서고 싶다는 마음이 컸고, 뮤지컬 출연 제의에 '이건 운명이다.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뮤지컬 연습을 시작하니 만만치 않음을 온 몸으로 느꼈기 때문.
그러나 유연석은 부담감보다 자신이 항상 바라왔던 꿈을 더 우선시 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을 마다하지 않았고, 떨리는 마음보다 행복한 마음을 더 느끼려 했다.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유연석의 뮤지컬 도전이 시작됐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철저한 준비와 연습량 덕에 유연석은 뮤지컬배우로 빠르게 성장했다. 사실 지난 11월 초 제작발표회에서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다소 아쉬운 가창력을 보였던 것이 사실. 하지만 약 한달이 지난 이후 진행된 프레스콜에서는 완벽히 듀티율이 되어 있었고, 가창력 역시 제 자리를 찾은 모습이었다.
본 공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유연석은 듀티율 그 자체였다. 훤칠한 키에 훈훈한 외모가 주눅들어 있는 듀티율을 표현하기에 방해가 될법도 했지만 유연석 어깨는 이미 굽어져 있었고, 표정과 행동은 어수룩했다. 삶의 낙 없이 그저 보통 남자로 살아가던 듀티율 모습 그대로였다.
이미지가 잘 맞으니 극에 빠르게 흡수됐다. 멋진 모습의 유연석을 바라고 왔던 관객들 역시 무대 위 보통 남자 듀티율을 금세 받아들였다. 이는 유연석의 인물 이해력을 비롯 기본적인 가창력과 무대 장악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유연석은 '뮤지컬 새내기'답지 않은 안정된 실력으로 극을 이끌어갔다. 무기력한 모습부터 벽을 뚫는 능력을 갖게된 뒤 장난기 가득한 모습, 사랑하는 여자 이사벨을 향한 진심 등 다양한 감정을 오직 노래와 그 안의 감정으로 표현해냈다.
듀티율이 벽을 뚫었듯 유연석은 편견의 벽을 뚫었다. 인기를 얻었다고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고자 하는 욕심만을 채우려는 섣부른 도전이 아님을 입증했다. 기본적으로 실력이 있었고, 이를 갈고 닦는 노력도 더해졌다.
수차례 무대에 올려진 '벽뚫남'은 '뮤지컬 새내기' 유연석이라는 새 얼굴을 발굴해내며 더 활력을 얻었다. 다양한 듀티율이 무대를 거쳐 갔지만 유연석은 확실히 새로웠다. 그저 그런 실력이었다면 '벽뚫남'에 대한 평은 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믿고 함께한 유연석이 제 몫을 다 해냈기에 '벽뚫남' 특유의 감성과 메시지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 공연시간 135분. 2016년 2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문의 1544-6399
['벽뚫남' 유연석, 포스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킹콩엔터테인먼트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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