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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후광 수습기자] 미국 무대 진출만으로 좋지 아니한가.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는 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겟필드에서 공식 입단식을 가졌다. 등번호 52번이 적힌 미네소타의 유니폼을 입고 당당히 미국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알렸다.
박병호는 시즌이 끝나고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했다. 미네소타가 무려 1,285만 달러(약 149억 원)의 응찰액을 적어내며 독점 협상권을 얻었다. 이어 2일 4년 1,200만 달러(약 140억 원), 옵션 포함 5년 1,800만 달러(약 209억 원)에 미네소타행을 확정 지었다.
그러나 그의 계약 사실이 알려진 후 미국 폭스스포츠의 켄 로젠탈 등 많은 전문가들은 ‘박병호가 생각보다 적은 대우를 받고 도장을 찍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박병호는 강정호(피츠버그) 포스팅 금액의 2배가 넘는 액수로 미네소타의 선택을 받았지만 정작 그보다 100만달러밖에 높지 않은 보장금액을 받으며 아쉬움을 남겼다.
포스팅 이후 현지 언론들이 박병호의 연봉을 최소 500만 달러(약 58억 원)로 예상하는 등 주위의 기대가 큰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번 박병호의 계약을 실패라고 볼 수만은 없다.
박병호가 강정호에 이어 KBO리그에서 MLB로 직행하는 두 번째 야수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강정호는 지난해 다수의 MLB 관계자들의 의심 속에 평가절하를 받았다. 그가 KBO에서 MLB로 직행한 1호 야수이기 때문. 물론 그가 내셔널리그 올해의 신인 3위에 뽑히는 등 맹활약을 통해 의심을 어느 정도 걷어낸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KBO리그 선수들이 MLB에서 확실하게 검증됐다고 볼 수는 없다. 박병호는 이제 고작 2호 MLB 직행 선수에 불과하다. 오히려 그의 순조로운 MLB 진출이 강정호의 활약이 있어 가능했기에 연봉보다는 MLB 진줄 자체에 의미를 둬야 한다.
또한 한국 야구 수준을 마이너리그 더블A 수준으로 평가하는 MLB 분위기 상 아무리 2년 연속 50홈런이라도 강정호만으로 신뢰를 받기에는 부족한 게 현실이다.
차라리 1,285만달러의 포스팅 금액이 박병호의 가치를 이미 증명했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그의 포스팅 비용은 이치로 스즈키에 이어 아시아 야수 2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특히 전형적인 스몰마켓인 미네소타가 거액을 지불했다는 건 그만큼 박병호의 영입을 간절히 원했다는 것이다.
미네소타 테리 라이언 단장은 입단식 자리에서 “박병호는 지명타자를 맡게 된다. 기존의 지명타자를 담당했던 미겔 사노는 외야로 가게 될 것”이라며 그의 역할을 밝혔다. 미네소타 구단 홈페이지도 다음 시즌 미네소타의 전망을 나타낸 그래픽 자료에 박병호를 1순위 지명타자로 표기했다. 입단식부터 팀의 주전 지명타자로 낙점받은 셈이다.
연봉이 기대에 못 미쳤지만 어쨌든 꿈에 그리던 미국 무대 진출에 성공했다. 그리고 포스팅부터 계약까지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제는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높여야 할 박병호다.
[넥센 시절 박병호(첫번째 사진), 미네소타 박병호(두번째 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미네소타 트윈스 트위터 캡쳐]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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