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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이우정 작가는 예능과 드라마를 종횡무진하는 독보적 '왕작가'다. 최근 이우정 작가의 때아닌 부재설 소문이 일어, 수많은 시청자들은 아수라장에 빠졌다. 결국 해프닝으로 끝이 났지만, 그로 인해 이우정 작가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최근 인기리에 방송 중인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은 시청률 12%를 넘었다. 그 이상의 시청률도 기대해 볼만 하다는게 업계의 평이다. 12%는 '응답하라' 지난 시리즈인 '응답하라 1994' 최고 시청률이자 마지막회였던 12%를 넘은 것으로, 20부작 중 이제 8회까지 방송됐다.
'응답하라 1988'은 '막돼먹은 영애씨'로 시작한 tvN 시리즈물의 대표 콘텐츠로 확실히 자리잡았다.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에 이어 1988년 시대를 그린 '응답하라 1988'은 초기 우려 속에서도 시청자들의 좋은 평가를 얻어내고 있다. SNS를 주로 이용하는 1020 세대에게 공감이 안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 최근 조사 결과 '응답하라 1988'은 SNS 지수를 보여주는 버즈(Buzz)량 순위에서 1위를 보이며 킬러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이쯤되면 이우정 작가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낀다. 연출을 맡고 있는 신원호 PD는 연출을 시작하기 전, "1988년은 사실 내 세대도 아니었다. 그래서 90년대를 그린 앞의 두 시리즈와 조금 남다른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에, 신원호 PD와 비슷한 나이의 이우정 작가 또한 1988년의 고증과 그 시대의 감성들을 찾는 데에 주력했고 1020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다.
극중 빚 보증을 잘못서 쫄딱 망했지만 술에 잔뜩 취해 집에 들어오며 길거리에서 할머니가 파는 물건들을 필요하다고 사오는 아빠 성동일, 남편 눈치에 자식들의 싸움에 등이 터지는 엄마 이일화, 그리고 남편에게 고래고래 소리지르지만 집안 곳곳 자신의 손길이 닿는 것을 즐기는 윗집엄마 라미란 등 시대를 막론하고 지금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현실감 있는 캐릭터들의 향연은 마치 옆집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듯하다.
덕선이는 어떤가. 똑부러지고 다혈질인 언니와 아빠의 극진한 사랑을 받는 막내 남동생 사이에서 이도저도 아닌 캐릭터이지만 누구보다 씩씩하고 밝고, 또 건강하다. 그러면서도 쌍문동 친구들과 함께 일때 가장 행복한 미소를 짓고 그러다가도 첫사랑에 빠져 설렌 표정을 보인다.
'응답하라 1988'에는 성동일부터 옆집 선영엄마의 늦둥이 딸 진주(김설)까지, 어느 하나 미운 캐릭터가 없다. 이우정 작가 특유의 따뜻한 시선으로 사람을 관찰하고 아날로그 소품과 감성으로 덧입혀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들에 영혼을 불어넣었다. 속편은 안 될거라는 우려 속에서도, 시리즈가 잘 안 될 경우 쏟아지는 자기복제의 비판 압박에도 이우정 작가는 신원호 PD와 함께 매회 레전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드라마의 단순한 나열식 구성이 아니라 그 속에서 덕선의 남편찾기와 이스터 에그(Easter Egg) 같은 인형복선 등을 통해 시청자들은 더욱 열광하고 있다. 매회 방송 이후 시청자들의 수많은 분석과 추측이 쏟아지는 까닭도 어쩌면 당연하다. 이우정 작가는 '응답하라 1988'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추억여행과 풋풋한 멜로, 가족의 정, 그리고 추리하는 재미까지 주며 커다란 놀이공원 같은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이우정 작가, '응답하라 1988' 포스터, 스틸, 관계도. 사진 = tvN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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