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한혁승 기자] 축구팬들이 뽑은 올해의 골은 호주에서 열린 아시안컵 결승전 손흥민의 극적인 동점골이 선정됐습니다.
대한축구협회의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40퍼센트의 압도적 지지를 얻어 최고의 골로 뽑혔습니다. 저 또한 그 순간 그 자리에서 감동을 고스란히 느끼며 취재했습니다. 감동뿐 아니라 뒷이야기로 개인적으로도 올해 취재현장에서 가장 기억이 남는 순간이었습니다.
▲ 손흥민 '결승전 종료 직전 터진 동점골 순간'
손흥민이 호주 아시안컵 호주와의 결승전 0대 1로 패색이 짙던 후반 종료 직전 드라마틱한 동점골을 터트리는 순간 입니다.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그 순간 만큼은 우승의 기쁨에 못지않은 환희의 순간이였습니다. 손흥민이 이 골을 넣고 광고판 뒤 사진기자석에서 취재를 하던 바로 제 옆을 넘어 대힌민국 응원석으로 달려갔습니다.
▲ 손흥민 '환희의 순간, 광고판을 넘어 붉은 악마에게'
붉은 악마를 향해 뛰는 손흥민. 그 뒤로 벤치에서 대기하던 후보 선수들도 손흥민과 같이 광고판을 뛰어 넘어 뒤를 따르고 있습니다.
저 또한 후보 선수들에 한 발 앞서 손흥민을 향해 망원렌즈와 노트북을 광고판 뒤(사진기자석)에 버려둔 채 표준렌즈가 달린 다른 카메라를 들고 함께 뛰어 취재를 했습니다.
▲ 모두가 기적을 바라며 바램했던 동점골이 종료 직전 극적으로 터졌습니다.
▲ '이 안에 범인이 있다'
가장 먼저 손흥민에 이어 광고판을 넘어온 두 사람. 제가 이 사진을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뒤에 이어집니다.
▲ 손흥민 '아직 끝난게 아니야 연장전 가자'
기쁨을 추스리고 남은 연장전을 위해 넘어 왔던 광고판을 다시 넘어 경기장에 들어서는 손흥민.
▲ '멘붕'의 뜻을 온몸으로 느꼈던 순간
긴 호주 출장의 끝이 보이던 결승전 연장전만 남긴 상황에 사진기자석으로 돌아선 저는 '멘붕'이란 단어의 뜻을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광고판을 넘어 사진기자석으로 뛰어 넘어 손흥민을 따르던 후보 선수중 한명이 축구선수 답지않은 점프력과 도약의 불안정으로 인해 광고판 뒤에 놓인 제 노트북 위에 착지를 했습니다. 참고로 2015 새해를 맞아 새로 구입한 한 달도 안된 노트북이였죠.
'천재지변'과 맞먹는 이 상황을 인정하고 담담히 연장전을 실시간 기사 마감없이 취재를 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하드의 사진을 살려보려고 데이터 복구 대한민국 1, 2위 업체에 맡겼으나 물리적 파손으로 호주에서 취재했던 모든 사진들은 사라졌죠. 그나마 다행인건 손흥민의 '동점골' 순간 이후 사진들은 노트북에 옮기지 않아 남아있다는 점이죠.
▲ 올 한 해 야구, 축구, 농구, 배구 그 외 모든 스포츠 현장 취재하면서 저에게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가장 멋진 골이었습니다. 2016년에도 한국축구대표팀의 더 멋진 활약을 기대하며 마지막으로 이 사태를 저와 함께 뒷수습을 해주신 대한축구협회에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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