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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제 20대요? 성장이 가장 큰 화두였죠. 지금은 '사람'입니다."
배우 유아인과의 대화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다. 그의 화법은 그림으로 치자면 추상화 같았다. 진부한 질문은 뻔하지 않은 답으로 돌아왔다. 여러 개의 문답이 오고 간 뒤 그에 대한 생각은 '주관이 참 뚜렷한 배우'라는 거였다. 그 역시 자신의 정체성을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는 게 이 땅에서 참 희소한 일이다. 그게 유아인이란 배우를 별나게 비쳐지게 하는 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아인을 처음 본 것은 2003년. 벌써 13년 전이다. KBS 2TV 성장드라마 '반올림'에서 주인공 이옥림(고아라)의 남자친구 유아인(유아인)으로 출연한 그를 보고는 '참 괜찮네'라고 생각했었다. 그렇지만 유아인은 처음부터 승승장구한 것은 아니었다. '반올림' 이후 유아인은 KBS 2TV 드라마 '최강칠우'에 흑산 역으로, 드라마 '결혼 못하는 남자'에서 박현규 역으로 분했지만 크게 주목 받진 못했다. 이후 KBS 2TV '성균관 스캔들'에도 문재신 역으로 출연했지만 스포트라이트는 배우 박유천, 송중기 등에게 돌아갔다.
배우 김태희와 호흡을 맞춘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 이후 유아인은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밀회'를 만나게 되는데 가난한 피아노 천재 선재 역을 입은 그는 그 동안의 숨었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20세 가까이 차이가 나는 김희애 앞에서 유아인은 본능적이었고 순수한 소년으로 안방극장을 흔들었다. 기세를 이어 영화 '베테랑', '사도' 등은 그에게 '천만배우'라는 타이틀을 부여했다. 유아인은 또 한번 연기변신에 성공했는데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 이방원 역을 통해서였다.
누군가에겐 유아인의 인기가 갑작스러울 수 있겠지만, 본인에게는 결코 그렇지 않았다. 짧지 않은 공백기를 거치고, 수 없는 자아 성찰과 돌아봄 끝에 그는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드러내는 법을 알게 됐고, 인기도 누리게 됐다.
"사실 배우라는 게 멋있는 척 하는 일, 남들에게 사랑 받는 일. 그게 성취인 일이다. 특히나 20대 때는 더더욱 그렇다. 그 시기에 얼마나 예술혼을 느끼고 창조적으로 연기할 수 있겠나. 유명인으로서 연예인으로서 어떻게 하면 톱스타가 될까 생각하면서, 사실 저도 일부분 그렇게 살았다. 인기라는 게 와 줄 수도 있고, 안 와 줄 수도 있다. 내가 콘트롤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평생 오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만 어떻게 하면 더 흥미롭고 재미있게 다가갈까 생각했었다. 그게 연기의 본질이라고 생각했고, 거기에 충실해야겠다고 봤다. 나도 만족해야겠다고 생각했다."
30대에 접어든 현재의 화두는 '사람'이라고 했다. 유아인은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는 것, 다른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는 것, 그리고 모든 것을 좋게 바라보는 게 제 목표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행운처럼 좋은 순간이 왔던 것에 대해서 감사했다. 겸허히 그 순간을 목도했다. 이 것을 만들어 준 여러 분들께 감사드린다."
국방의 의무를 앞둔 유아인은 당분간 휴가를 가지며 휴식을 취한다. 군입대와 관련해서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하겠다"는 입장이다.
[배우 유아인. 사진 = UAA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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