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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개그장인' 이경규와 박명수가 패러디의 진수를 선보였다.
25일 밤 방송된 KBS 2TV '나를 돌아봐'에서는 박명수의 멍청한 이미지를 쇄신하겠다며 컴퓨터와의 오목 대결을 마련한 매니저 이경규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종목이 바둑에서 오목으로 바뀌었을 뿐 세트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과 흡사하게 꾸며졌다. 박명수의 반대편에는 컴퓨터의 손 역할을 맡은 양성모 오목 2급이 앉았고, 해설 역할은 김종수 오목 5단과 이경규가 맡았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된 1국. "박명수는 연습 때도 5수까지는 잘 두는데 6수부터가 문제다"는 김종수 5단의 지적대로 박명수는 6수부터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고, 결국 첫 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경규는 "이런 식의 패배는 뭐라고 부르냐? 불계패냐?"고 물었고, 김종수 5단은 "완패다"고 명쾌하게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박명수는 빠른 속도로 패배를 쌓아갔다. 이세돌 9단처럼 0 대 3의 위기에 몰린 박명수. 보다 못한 김종수 5단은 4국이 진행되는 중 훈수를 두는 모습을 보였고, 긴 대결에 이경규와 스태프들은 흥미를 잃어갔다. 그 때 박명수의 묘수로 전세가 유리하지기 시작했고, 해설 테이블을 망가트릴 만큼 흥분한 해설자 이경규의 모습과 함께 박명수는 귀중한 1승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이 상황을 지켜보다 이경규는 "박명수가 이세돌 9단과 타이기록을 세웠다"며 멋쩍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이 화제를 모은 뒤 수많은 패러디가 등장했지만, 이경규와 박명수의 패러디에서는 이들이 쌓아 온 견고한 내공을 느낄 수 있었다. 종목을 바둑에서 오목으로 변경한 가운데, 이경규는 버럭 캐릭터를 살려 대국 내내 박명수를 질책했고, 박명수는 의외의 집중력으로 이 코믹한 상황에 완벽하게 몰입했다. 적재적소에 포함된 김종수 5단의 진지한 해설과 아자황 박사 역할을 대신한 양성모 2급의 무표정한 태도도 시청자를 폭소케 하는 요소였다.
[사진 = KBS 2TV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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