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귀중한 존재다"
SK 와이번스 우완투수 채병용은 팀이 치른 2경기에 모두 모습을 드러낸 유일한 투수다. 1일 개막전에는 팀이 4-7로 뒤진 5회부터 나서 1⅓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펼쳤으며 2일 경기에도 1⅔이닝 1피안타 1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제 몫을 해냈다. 2경기 3이닝 무실점.
채병용의 통산 성적을 보면 그동안 어떤 프로 생활을 이어갔는지 나와 있다. 승수도, 패수도, 그리고 세이브와 홀드 숫자도 적지 않다. 통산 309경기 중 선발은 176경기다. 때로는 선발투수로, 때로는 중간계투로, 또 때로는 마무리 투수로 뛰었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프로 통산 309경기(176선발) 70승 65패 10홀드 18세이브 평균자책점 4.05.
이는 FA 계약 첫 시즌인 올해도 다르지 않다. 경험이나 안정감만 보면 채병용은 강력한 5선발 후보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불펜이 약해진 팀 사정상 중간계투로 시즌을 시작했다.
이에 대해 김용희 감독은 "채병용은 처음(선발)부터 끝(마무리)까지 다 할 수 있는 선수다"라며 "팀에게는 귀중한 존재다"라고 생각을 전했다.
채병용에게는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이 교차한다. '여러 보직을 다 소화할 수 있다는 부분이 본인에게는 손해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하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또한 1일 개막전을 앞두고는 투수진 운용 계획에 대한 물음에 "(채)병용이의 공이 좋아 전천후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예고한 그대로다. 채병용은 개막전에서 김광현이 흔들리자 팀이 4-7로 뒤진 5회 2사 1루에서 등판했다. 결과는 6회까지 무실점. 팀 타선이 힘을 냈다면 역전승 발판을 놓는 무실점 투구가 될 수 있었다.
2일은 팀을 절체절명 위기에서 구했다. 팀이 3-3으로 맞선 7회초 1사 3루에서 등장했다. 1사 3루는 실점할 확률이 더 높은 상황. 채병용은 대타 앤디 마르테를 사실상의 고의사구로 내보낸 뒤 이진영을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이어 도루를 시도하던 1루 대주자 배병옥까지 잡아내며 순식간에 위기를 넘겼다.
8회 역시 실점하지 않았다. 선두타자 유한준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지만 김상현을 병살타로 처리, 2아웃을 잡아내는 등 이렇다 할 위기 없이 끝냈다.
상대 불펜에 김재윤, 조무근이 나서 SK는 불펜 대결에서 밀리는 양상이었다. 이 때 채병용이 마운드에 올라 분위기를 반전시켰고 덕분에 SK는 연장 접전 끝에 시즌 첫 승을 챙겼다.
2경기 등판에 채병용이 얻은 승, 패, 홀드는 아무 것도 없다. 하지만 김 감독 말처럼 채병용은 SK에게 귀중한 존재다. 마운드의 보이지 않는 버팀목이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SK 채병용.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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