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쳐서는 안될' 추신수 vs 이대호 개막전 관전포인트

[마이데일리 = 미국 알링턴 윤욱재 기자] 국내 메이저리그 팬이라면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개막전이 찾아온다.

나란히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 소속한 텍사스 레인저스와 시애틀 매리너스는 5일(이하 한국시각) 개막전을 시작으로 개막 3연전에서 맞대결하며 2016시즌의 포문을 연다.

텍사스의 추신수, 그리고 시애틀의 이대호. 1982년생 동갑내기로 한국 야구 황금세대의 대표 주자가 마침내 메이저리그에서 만난다. 그것만으로도 놓치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분명하다.

▲ 추신수-이대호, 마침내 최고의 무대에서 만나다

추신수와 이대호.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이름이지만 공교롭게도 두 선수의 무대는 항상 달랐다.

추신수는 시애틀과 계약하고 미국에서 프로 선수로 데뷔했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신시내티 레즈를 거쳐 텍사스 유니폼을 입고 있다. 아시아 최초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한 호타준족이다. 이대호는 롯데 자이언츠에서 국내 무대를 평정하고 일본프로야구로 진출, 오릭스 버팔로스를 거친 뒤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2년 연속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끌며 일본시리즈 MVP까지 차지하며 승승장구했다.

이미 이대호는 야구 선수로서 성공한 베테랑 타자였기에 그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두고 반신반의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대호는 돈보다는 꿈을 선택했고 시애틀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개막 로스터 진입에 성공하며 추신수와 '꿈의 맞대결'을 펼칠 수 있게 됐다.

▲ 벤치에서 시작하는 이대호의 개막전

대망의 개막전. 추신수는 2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대호도 선발 출전이 가능할까. 지금 시애틀에서 이대호의 역할은 플래툰 1루수다. 주전 1루수는 좌타자 애덤 린드가 있다. 린드는 좌완투수에 극심한 약점을 갖고 있다. 지난 해 홈런 20개를 쳤는데 모두 우투수를 상대로 쳤다. 그래서 시애틀은 좌투수를 상대할 우타 요원이 필요했다.

텍사스는 개막전에 '좌완 에이스' 콜 해멀스를 내세운다. 하지만 이대호는 선발 출전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스캇 서비스 시애틀 감독은 "애덤 린드를 개막전에 선발 1루수로 내세울 것"이라고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MLB.com도 개막전 프리뷰에서 이대호보다 린드가 개막전 선발로 나설 것이라 예상했다.

애덤 린드의 좌/우투수 상대 전적

2015시즌 : 좌투수 .221(104타수 23안타) 0홈런 10타점 / 우투수 .291(398타수 116안타) 20홈런 77타점

개인통산 : 좌투수 .213(933타수 199안타) 21홈런 107타점 / 우투수 .293(2976타수 871안타) 145홈런 499타점

비록 개막전 선발 출전은 무산됐으나 바로 다음날(6일)에 열리는 개막 두 번째 경기에서는 선발 출전의 기회를 가질 전망이다. 서비스 감독은 "이대호는 개막 두 번째 경기에 선발 출전한다"라고 밝혔다. 텍사스의 개막 2차전 선발투수는 좌완 마틴 페레즈다.

올해 시애틀은 확실히 플래툰 시스템을 가동하기로 한 팀이다. 좌타 3루수인 카일 시거는 우투수를 상대로 2번 타순에 포진할 예정이며 좌투수 등판시 케텔 마르테가 2번타자로 기용될 전망이다. 우익수 자리 역시 좌타자 세스 스미스와 우타자 프랭클린 구티에레즈가 나눠 맡을 가능성이 크다.

MLB.com 예상 개막전 라인업

텍사스 레인저스 : 1. CF 들라이노 드쉴즈-2. RF 추신수-3. 3B 애드리안 벨트레-4. DH 프린스 필더-5. 1B 미치 모어랜드-6. LF 이안 데스몬드-7. 2B 루그네드 오도어-8. SS 엘비스 앤드루스-9. C 로빈슨 치리노스-P. 콜 해멀스

시애틀 매리너스 : 1. LF 아오키 노리치카-2. SS 케텔 마르테-3. 2B 로빈슨 카노-4. DH 넬슨 크루즈-5. 3B 카일 시거-6. RF 프랭클린 구티에레즈-7. 1B 애덤 린드-8. C 크리스 아이아네타-9. CF 레오니스 마틴-P. 펠릭스 에르난데스

▲ 킹 vs 해멀스, 누구의 체인지업이 더 빛날까

펠릭스 에르난데스는 개인 통산 9번째로 개막전 선발 등판에 나선다. 이는 구단 최다 기록이다. 아울러 8년 연속 개막전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다. 지금껏 8차례 개막전 선발 경기에서 6승 무패 평균자책점 1.49로 최고의 모습을 보였다. 텍사스를 두렵게 하는 건 개막전 전적 만이 아니다. 지난 해 텍사스를 상대로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83으로 무적이었다.

2008년부터 8년 연속 200이닝을 기록한 에르난데스는 2010년만 해도 패스트볼 평균 구속 94.1마일, 체인지업의 비중이 15.3%에 불과했으나 지난 해에는 패스트볼 평균 91.8마일, 체인지업의 비중이 27.8%에 달할 정도로 달라져 있다. 체인지업 평균 구속도 88.1마일에 달해 체인지업이 맞느냐는 반문까지 나올 정도다. 2014년 구종 가치에서 그의 체인지업은 23.2로 1위에 올랐다.

이보다 한 해 앞선 2013년에 체인지업 구종 가치 1위에 오른 선수가 바로 해멀스였다. 해멀스는 필라델피아 필리스 시절이던 2013년 체인지업의 가치가 28.6으로 매겨지며 1위에 올랐다. 당시 2위는 류현진(LA 다저스·20.1), 3위는 에르난데스(17.3)였다. 해멀스는 데뷔 초기에도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1마일에 미치지 못할 때가 많을 정도로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아니다. 지난 해에도 24.1%의 비중을 차지한 그의 서클 체인지업은 그를 지탱하는 힘이다.

지난 시즌 중 트레이드로 텍사스맨이 된 해멀스는 6년 연속 200이닝을 소화한 꾸준함이 있으며 올해는 다르빗슈 유의 부상으로 개막전 선발을 따내며 시즌 초반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까지 더하고 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AFPBBNEWS]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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