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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김진성 기자] 올림픽 시즌에도 '마이웨이'다.
손연재(연세대)는 올 시즌 초반 페이스가 좋다. 모스크바그랑프리와 에스포월드컵 은메달, 리스본월드컵과 페사로월드컵서 4위를 차지했다. 종목별 점수를 살펴봐도 꾸준히 18.5점대를 찍고 있다. 특히 페사로월드컵 73.900점을 받아 개인종합 최고점을 찍었다.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직후 2015시즌 대비를 충실히 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부상 치료로 지난 시즌 준비를 완벽히 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의 경우 작년 가을부터 착실히 준비, 시즌 초반부터 폭발적인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시니어 7년차에 처음으로 웨이트트레이닝을 실시, 파워를 끌어올렸고, 장기인 표현력은 더욱 좋아졌다. 포에테 피봇 과정에서 다리를 꼿꼿이 세웠고, 댄싱스텝을 더 많이 추가했다.
그러나 손연재의 진화와는 별개로 경쟁자들이 너무 강하다. 페사로월드컵서 올 시즌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야나 쿠드랍체바, 마르가티나 마문(이상 러시아)의 경우 사실상 손연재가 따라잡을 수 없는 '넘사벽' 클래스다. 또한, 이 대회서 안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에게 동메달을 내준 것도 손연재로선 유쾌하지 않다. 그는 사실상 손연재와 리우올림픽 동메달을 놓고 다투는 선수다.
손연재는 런던올림픽 5위를 차지한 뒤 리우올림픽을 위해 달려왔다. 아시아선수권대회 2연속 3관왕, 인천아시안게임과 광주 유니버시아드 우승, 월드컵시리즈 맹활약 등 수 많은 성과를 남겼지만, 손연재 선수인생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리우올림픽이다.
일각에선 뭔가 승부수가 나와야 한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메달을 확고히 하기 위해선 지금보다 경쟁력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승부수가 필요하다는 의미. 그러나 손연재는 정석에 가까운 답을 내놓았다. 5일 인천공항에서 만난 그는 "지금 프로그램을 수정하는 건 쉽지 않다. 물론 코치와 상의해야 할 부분이다. 그렇지만 코치(엘레나 니표르도바)는 나와 5~6년간 함께 했다"라고 했다. 이어 "나만의 연기를 더 완벽하게, 후회 없이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했다. 실수 빈도를 더욱 낮춰 더 꾸준해지겠다는 각오다.
또한, 손연재는 "연기를 할 때 점수, 순위를 생각하고 하지는 않는다. 다른 선수의 연기 역시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쿠드랍체바와 마문의 장점이 뭔지에 대한 질문에도 "잘하는 선수"라고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상대가 누구든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다.
손연재는 "지금 내 페이스를 올림픽 때까지 꾸준히 끌고 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 국가대표 선발전 이후 체력 훈련을 할 시간이 조금 있다. 지금도 체력 훈련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오히려 손연재는 "올림픽 전까지 부상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심리적인 부담을 털어내는 것도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 역시 자신과의 싸움이다.
손연재의 마인드는 확실히 강인하다. 그동안 국제대회 경험도 많이 쌓았다. 사실 주요 경쟁자들의 기본적인 장, 단점을 이미 다 알고 있고, 매 대회가 끝나면 치밀하게 복기하기로 유명한 손연재다. 리우올림픽까지 남은 건 독기다. 손연재의 마이웨이가 약 4개월 후 어떻게 결실을 맺을까.
[손연재. 사진 = 인천공항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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