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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원 기자] 언제부터 이렇게 잘했냐고 묻고 싶을 정도다.
뮤지컬 ‘마타하리’(MATA HARI, 연출 제프칼훈) 개막전 정택운(빅스 레오)은 뮤지컬 배우로서 자신의 장점을 ‘백지’라고 꼽았다. 아직 채워지지 않은 상태라 선배들의 가르침을 모두 흡수하고 소화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놀랍게도 정택운은 뮤지컬 도전 두 번 만에 자신의 포텐을 터뜨렸고, 그 백지를 빼곡히 채워나가고 있다. 노래는 물론이고 연기, 몸짓 하나하나 자연스럽고 감탄스러웠다.
정택운은 ‘마타하리’에서 프랑스 군 파일럿인 아르망 역을 맡았다. 아르망은 마타하리와 우연히 만나게 되면서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절절하고 진정성있는 아르망의 감정은 관객들을 감동케 했다.
그간 레오라는 예명으로 음악방송 무대에서만 주로 얼굴을 비췄던 정택운은 ‘마타하리’에서는 기대 이상의 캐릭터 소화력과 안정적인 가창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보통 뮤지컬 무대에 익숙치 않거나 연습량이 부족한 아이돌 멤버의 경우 몸을 제대로 쓰지 못하거나 발연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음악 방송에서 보여주던 가요 발성으로 뮤지컬 팬들을 분노하게 하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아르망이 된 정택운은 ‘대체 불가’라는 평까지 이끌어냈다.
이처럼 정택운에게 쏟아지는 극찬은 모두 꾸준한 연습 덕이라고 알려졌다. 레오는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선배 배우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고, 그 결과 만족할만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 공연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후에도 정택운은 빅스 컴백 준비와 뮤지컬을 병행해야 했다. 심지어 저녁 공연이 있는 날 아침까지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는 강행군을 벌이기도 했다. 이처럼 녹록지 않은 상황이지만 정택운은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다.
여기에 빅스가 거대 팬덤을 거느리고 있는 만큼 소녀팬들의 열정적인 응원 역시 정택운의 강점 중 하나다. 평일에도 여성 팬들이 정택운의 공연을 보기 위해 블루스퀘어를 꽉 채웠는데, 1막이 끝난 후 인터미션이 되자 관객들은 “왜 이렇게 키스신이 많은 거냐”며 질투어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뮤지컬계 1인자라 불리는 옥주현은 정택운이 갖고 있는 뮤지컬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극찬한 바 있다. “정택운은 어리고 패기 넘치고 불쑥 불쑥 훅훅 들어오는 연하의 매력을 연습실에서 발산하고 있다”고 소개하는가 하면 “레오가 그간 아이돌로 선보여졌지만 저 친구 속에 숨겨져 있는 대단한 감성들을 연출분과 음악이 이끌어주고 있다. 매일 연습을 하면서 감동받았다. 하나하나 소중하지 않을 수 없다”고 칭찬했다.
특히 옥주현은 스스로를 백지라고 평가한 정택운을 보며 자신의 신인 시절을 떠올리기도 했다고. 옥주현은 “나쁜 버릇없이 뭣 모르고 마음껏 그릴 수 있는 상태다”라며 신선한 정택운의 매력을 언급했다. 옥주현이 인정한 정택운이 뮤지컬 배우로 첫 단추를 잘 꿴 만큼, 성공적인 행보를 보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뮤지컬 ‘마타하리’는 오는 6월12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된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EMK 제공]
전원 기자 wonw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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