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정재훈과 이현승을 뒷받침하라.
올 시즌 두산 불펜은 지난해와 비교할 때 성적이나 사정이 좋다. 정재훈이 메인 셋업맨, 이현승이 마무리로 풀타임을 보낼 계획이다. 지난해 마무리로 일찌감치 낙점한 노경은이 스프링캠프에서 턱 관절에 부상한 뒤 시즌 개막 이후 윤명준-집단마무리-노경은-이현승 체제로 수 차례 마무리가 바뀌면서 필승계투조의 전체적인 안정감이 크게 떨어졌던 것에 비교하면 상전벽해다. 실제 두산은 지난해 전반기까지 불펜을 안정적으로 구축하지 못하면서 잃은 승수가 적지 않았다.
올 시즌 두산 불펜에도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나이가 적지 않은 정재훈과 이현승을 적절히 관리하고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8일~10일 잠실 넥센전서 고민이 여실히 드러났다.
▲정재훈 3일간 78구
일단 정재훈이 주말 넥센 3연전 내내 등판했다. 8일 경기서 1이닝 12구, 9일 경기서 2이닝 31구, 10일 경기서 1⅓이닝 35구를 소화했다. 8~9일 경기서 안타 1개씩을 맞았지만, 볼넷은 합계 1개밖에 없었고, 2경기 연속 실점하지 않았다. 그러나 10일 경기서는 안타는 맞지 않았지만, 볼넷 3개를 허용하며 1실점했다.
확실히 10일 경기서 정재훈의 구위는 썩 좋지 않았다. 4-4 동점이던 7회초 2사 1,3루 위기서 대니 돈을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 처리했으나 8회 시작과 동시에 김민성과 채태인에게 연속 볼넷을 내줬다. 홍성갑에겐 몸에 맞는 볼을 내주기도 했다. 특유의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대량실점은 피했지만, 결승점을 내주면서 패전투수가 됐다.
김태형 감독은 "재훈이는 관리가 필요하다. 3일 연투는 쉽지 않다"라고 했다. 당연하다. 나이가 36세로 적지 않다. 10일 구위가 떨어진 건 당연했다. 그는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시범경기서 많은 투구를 하지 않았다. 김 감독의 배려 속에 천천히 몸을 만들었다.
▲두산 불펜 현실
하지만, 김 감독으로선 베테랑 불펜투수에게 3일 연속 등판을 시킬 수밖에 없었다. 일단 9일 12회 연장을 치르면서 10일 쓸 수 있는 불펜 자원에 한계가 있었다. 근본적으로는 두산 불펜에 정재훈 외에 승부처를 버텨낼만한 확실한 중간계투가 없는 게 고민이다. 지난해 왼손 셋업맨으로 풀타임을 보낸 함덕주는 1군에서 말소됐다. 투구밸런스가 나쁘다는 게 김 감독 진단. 우완 강속구 투수 김강률과 사이드암 오현택의 시즌 출발이 나쁘지 않지만, 아직은 김 감독으로부터 확실한 신뢰를 받지 못했다. 이들이 풀타임 필승계투조로 뛰어본 경험이 많지 않아 장기레이스에선 불안요소가 있다. 이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우완 윤명준은 아직 몸 상태가 완벽히 올라오지 않았다.
결국 베테랑 정재훈의 복귀로 불펜에 안정감은 생겼지만, 정재훈을 도와줄 자원이 마땅치 않다. 결국 김강률과 오현택이 시즌을 치르면서 안정감을 끌어올리는 게 유일한 해결책이다. 반대의 경우라면 장기레이스에서 정재훈 의존도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마무리 이현승 역시 마찬가지. 아직은 33세로 많은 나이가 아니지만, 풀타임 마무리는 올 시즌이 처음이다. 김 감독은 이현승을 세이브 상황이 아니면 어지간해선 등판시키지 않는다는 철칙을 갖고 있다. 부담감을 최소화하려는 배려. 하지만, 중간계투의 안정감이 아직은 완벽하지 않다는 점에서 이현승에게 부담이 갈 수 있는 상황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올 시즌 두산 불펜은 정재훈과 이현승에 대한 의존도를 떨어뜨리면서 필승계투조의 다양성과 짜임새를 업그레이드하는 게 숙제다.
[정재훈(위), 이현승(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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