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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KBS 2TV '해피투게더3'('해투3')가 2주 연속 동시간 1위를 차지했다. 예능 프로그램이 근소한 차이로 시청률 정상에 오른 게 뭐 그리 대수냐고 할 지 모르지만, '해투3'에게는 그렇지 않다. 지금의 위치에 오기까지 '해투3'는 남모를 속앓이를 하며 버티고 또 버텼다.
'해투3'는 지난 7일 시청률 7.4%(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이하 동일)를 기록하며 동시간 1위로 올라섰다. 1년만의 쾌거였다. 그리고 1주일이 지난 14일 시청률이 소폭 하락했음에도 '해투3'는 동시간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SBS '자기야'와는 불과 0.1%포인트 차이였지만, '해투3'에게는 소중한 성적표다.
'해투3'의 최근 선전이 앞시간에 방송되던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영향 덕분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7일 '태양의 남자' 특집에서 유재석은 "사실 우리가 '태양의 후예'다. 감사하다. 견인차 역할을 해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전한 바 있다. 그의 말도 틀린 것은 아니지만, 마냥 드라마 덕분이라고 하기에는 '해투3'의 생존을 위한 노력은 처절했다.
오랫동안 사우나 콘셉트로 진행된 '해투3'는 지난해 10월 8일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했다. 과감하게 사우나에서 벗어나 7년만에 새단장에 나선 것이었다. 당시 '해투3'는 '물건을 보면 사람이 보인다'는 모토 아래 게스트의 물건 100개를 늘어놓고, 이들을 하나 하나 정리하며 지난 추억들을 꺼내도록 했다. 하지만 호평보다는 혹평이 더 많았다.
이후 '해투3'는 계속해서 조금씩 변화를 시도했다. 다시 콘셉트가 바뀌었고, MC 구성과 세트도 시나브로 변화가 이어졌다. 김풍이 하차했고, 게스트로 출연했던 배우 엄현경이 고정 MC가 됐다. 어느덧 '해투3'는 편안한 가정집같은 분위기 속에서 사우나 못지 않은 편안한 토크를 추구하며 왕년의 재미를 회복 중이다. 화제성 면에서도 동시간 경쟁 프로그램에 밀리지 않는다.
이처럼 '해투3'의 부활이 반가운 이유는 최근 KBS 예능국에 불어닥친 무서운 칼바람 때문이다. 장수 프로그램이고, KBS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예외는 없다. 철저한 시장 논리에 따라 시청률이 안 나오거나 혹은 광고 판매가 되지 않는다면 과감히 퇴출 대상이 된다. 최근 11년간 방송됐던 장수 프로그램 '위기탈출 넘버원'이 씁쓸한 종영을 맞은 것이 그 예다.
지금도 겉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일부 프로그램들의 폐지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해투3'의 동시간 시청률 1위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단순 수치로만 판단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위기에서 벗어나 정상의 자리에 오른 '해투3'가 앞으로 더욱 승승장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해피투게더3' 현장 스틸. 사진 = KBS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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