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뮤지컬 ‘마타하리(Mata Hari)’가 마타하리의 극적인 삶 만큼이나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며 EMK가 4년간 들인 공을 보여줬다.
EMK가 내놓은 신작 뮤지컬 ‘마타하리’는 4년이라는 준비기간, 125억원의 제작비, 화려한 배우 라인업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와 함께 공연 전 세계에 수출하겠다는 포부까지 밝혀 결과물에 대한 기대가 상당했다. 세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국내 창작뮤지컬을 만들어내기 위해 EMK는 상당히 공을 들였다.
베일을 벗은 ‘마타하리’는 그야말로 극적이고 화려하다. 제1차 세계대전 중 이중 스파이 혐의로 프랑스 당국에 체포되어 총살 당한 아름다운 무희 마타하리(본명 마가레타 거트루드 젤르, Margaretha Geertruida Zelle)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뮤지컬인 만큼 마타하리의 극적인 삶은 이야기 전체를 쥐고 흔든다.
그녀의 극적인 삶 만큼이나 화려한 것이 무대와 의상. 무대 자체에 압도될 정도로 위, 아래, 양 옆과 앞 뒤가 꽉 찼다. 어느 곳 하나 비지 않고 무대를 활용했다. 꽉 채운 무대는 어느 곳 하나 밋밋한 구석 없이 화려하다. 회전하고 움직이는 무대 활용 및 무대 전환을 통해 장면을 더 극적이게 만들었다.
의상 역시 남다르다. 무희의 삶을 다룬 만큼 다채로운 안무가 눈에 띄는데 이를 더 살려주는 것이 의상이다. 200벌이나 되는 무대 의상은 시대와 국가를 오가는 다양함으로 보는 즐거움을 준다. 극적인 무대 활용과 화려한 의상이 등장 자체만으로도 강렬한 매력으로 남는다. 4년이라는 준비기간 동안 극 안에 많은 것을 담으려 한 노력이 보인다.
타이틀롤인 마타하리 역 옥주현이 무대를 이끌어가는 힘도 상당하다. 그녀의 극적인 삶을 표현하는데 있어 치명적이면서도 요동치는 감정 연기가 돋보인다. 치명적인 매력을 살려주는 화려한 의상 및 춤사위가 돋보이고,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이 그녀의 가창력을 더욱 빛나게 한다.
다만 이야기 구성 자체는 그리 완벽하지 않다. 마타하리의 극적인 삶을 그리긴 하지만 다소 사랑에 치우친 감이 있다. 그럼에도 그 사랑이 세밀하게 표현되지 않아 아쉬움을 준다. 마타하리가 타이틀롤이라고는 해도 아르망과 라두의 이야기가 평면적으로 그려져 전체적으로 휘몰아쳐야 할 부분들이 약하게 표현됐다. 1막에 비해 2막 긴장도가 확 떨어진다.
아르망 역 정택운은 뮤지컬배우로서 가능성을 보여준다. 아이돌 그룹 빅스 레오로 활동중인 그는 아이돌 무대에서와는 또 다르다. 경력에 비해 큰 역할을 맡았지만 기본적으로 맡은 역할은 충실히 해낸다. 노래 실력이 출중해 앞으로 연기적인 면을 더 보완한다면 새로운 뮤지컬돌로 거듭날 전망이다.
뮤지컬 ‘마타하리’. 공연시간 180분. 오는 6월 12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문의 1577-6478
[뮤지컬 ‘마타하리’ 공연 이미지.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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