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고동현 기자] 비록 2경기이기는 하지만 이제야 팬들이 원하는 야구를 하고 있다.
SK 와이번스는 1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최정의 만루홈런과 선발 박종훈의 호투 속 7-3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SK는 3연승을 질주하며 시즌 성적 8승 5패를 기록했다.
지난해 SK의 야구는 '무색무취'라고 해도 될 정도로 특징이 없었다. 팀 홈런은 145개로 5위, 팀 도루 역시 94개로 9위였다. 선취점 허용시 승률은 .278로 9위였다. 좋은 반전은 거의 없었으며 안 좋은 반전만 가끔씩 나왔다. '패하는데 재미있는 야구가 있을까' 싶기도 한 것이 사실이지만 그래도 패할 때의 경기력은 무기력 그 자체였다.
올시즌 '제대로 미쳤다'를 슬로건으로 내걸었지만 이는 구단 프런트에게만 해당하는 말이었다. 그라운드에서의 야구는 지난해의 그것과 달라지지 않았다. 홈런이 조금 늘어나기는 했지만 대신 적시 안타가 없어졌다. 홈런이 나오지 않으면 승리하기도 힘들었다.
kt 위즈와의 개막 3연전에 이어 롯데 자이언츠와의 첫 2경기는 팬들에게 실망감만 안겼다. 이후 4연승을 거뒀지만 상대 실책에 기대거나 어렵사리 이기는 경우가 많았다.
전환점은 14일 KIA전. SK는 7회초에만 4실점하며 0-4로 뒤졌다. 지난해 같았으면 그대로 끝났을 경기. 하지만 SK는 이어진 7회말 공격에서 곧바로 4득점하며 4-4 균형을 이뤘다.
이후 8회초 2실점, 다시 패색이 짙어졌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9회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두 차례 패배 위기를 딛고 경기를 뒤집은 것. 이전까지 유일한 희망이었던 홈런에 의한 득점이 아닌, 결정적인 순간마다 나온 안타로 승리한 것이기에 더욱 뜻 깊었다.
이 흐름을 15일에도 이어갔다. 연일 타점을 추가하고 있는 정의윤이 1회 적시타를 때린 데 이어 2회에는 최정의 만루홈런까지 터졌다. 4회와 5회 추가점까지 나오며 일찌감치 승기를 굳혔다. 투타 엇박자도 없었다. 선발 박종훈은 올시즌 가장 안정된 제구력을 선보이며 6회까지 제 역할을 다했다.
경기 전 김용희 감독은 전날 끝내기 승을 언급하며 "완전히 미쳤네"라고 말하며 웃었다. SK가 그동안의 무색무취 야구에서 벗어나 최근 2경기와 같은 경기력을 자주 선보일 수 있을까. 그렇게 된다면 경기장을 찾는 팬들의 발걸음도 더욱 잦을 것으로 보인다.
[SK 선수단. 사진=수원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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