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박병호(30)의 새로운 팀인 미네소타에는 '지한파'로 알려진 투수가 한 명 있다.
미네소타의 우완투수 리키 놀라스코(34)는 2013년 LA 다저스로 트레이드됐을 때 "어린 시절 가장 좋아했던 투수는 박찬호와 라몬 마르티네스였다"라고 밝힌 적 있다.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다저스의 야구를 접하며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워온 그는 2001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시카고 컵스의 지명을 받아 프로 선수로 첫 발을 내딛었다.
컵스에서는 한국인 선수와 가장 가까운 동료로 지냈다. 바로 류제국(33)이었다. 마이너리그 시절, 류제국과 오랜 시간 동안 룸메이트로 지내며 빅리거의 꿈을 키웠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별을 피할 수 없었다. 컵스는 2005년 겨울, 플로리다(현 마이애미) 말린스의 리드오프 후안 피에르를 영입하기 위해 유망주 3명을 내줬는데 그 중 1명이 놀라스코였던 것이다.
2008년 15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한 놀라스코는 2013년 다저스로 트레이드되고 나서도 그 활약을 이어갔다. 6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꾸준함을 인정 받았다. 다저스에서의 짧았던 활약을 뒤로 하고 미네소타로 이적한 놀라스코는 지난 해 팔꿈치 부상 등으로 고전하며 5승 2패 평균자책점 6.75에 그쳤다.
놀라스코는 다저스에서 류현진과 선발진을 이루며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한 이름이 됐다. 당시 류제국은 LG 트윈스에서 '승리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하고 있었다. 승률 1위라는 기록에서 보여주듯 그의 등판은 승리의 보증수표나 다름 없었다. LG는 그해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이제 새로운 시즌의 출발선상에 선 두 선수는 부활을 외치고 있다. 리그도, 팀도 모두 다르지만 놀라스코와 류제국 모두 '트윈스'의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고 두 선수의 활약에 따라 두 팀의 투수진이 한층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선수는 서로의 근황을 궁금해 했다. 한국에서 가져온 류제국의 메시지는 놀라스코에게 전달됐고 놀라스코는 반가운 마음으로 '답장'을 줬다. 이를 대화 형식으로 꾸며봤다.
류제국 : 리키, 지난 시즌 끝나고 한국에 놀러 오기로 해놓고 왜 오지 않았어?
놀라스코 : 작년 시즌이 끝나고 유럽에 갈 일이 있어서 아쉽게도 가지 못 했어. 올해는 반드시 시즌 끝나고 한국에 갈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어.
류제국 : 지금 잘 하고 있다는 소식은 듣고 있어. 아프지 말고 올 시즌을 잘 보내길 바랄게.
놀라스코 : 나도 네가 한국에서 좋은 시즌을 보내길 바라고 있어. 다행히 나도 다시 아프지 않고 공을 던질 수 있고,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아.
류제국 : 원래 탄산음료를 많이 좋아 했잖아. 지금도 생각 나.
놀라스코 : 하하. 우리가 본지 이렇게 오래 됐구나. 이제 탄산음료는 최대한 멀리하고 있어. 그래도 가끔식 좋아하던 탄산음료를 너무 마시고 싶을 때가 있더라고.
류제국 : 이번 시즌 끝나고 꼭 한국에 왔으면 좋겠어. 우리 아이들도 정말 보고 싶어 한다고.
놀라스코 : 나도 한국에 가서 너와 너의 가족들도 만나고 싶어. 우리가 예전에 19살 때였나? 같이 한국에 가는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나는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많이 흘렀구나. 제국, 정말 보고싶다.
끝으로 놀라스코는 류제국에게 '추신'을 보냈다.
P.S. 제국, 우리 둘 모두 아주 어렸을 때 컵스의 마이너리그에서 함께 좋은 시간들을 보냈는데 벌써 이렇게 많은 시간이 지났네. 결혼해서 아이들까지 있다고 들었는데 늦게나마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싶어. 꼭 다시 만나서 예전처럼 즐거운 시간 보낼 수 있기를 기대할게. 건강하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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