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팀이 필요할 때, 어김 없이 한 방을 터뜨린다.
정의윤의 18일 현재 타율은 .273(55타수 15안타). 특별할 것 없는 기록이다. '특별할 것 없는 성적'은 딱 여기까지다. 경기수 대비 타점, 안타수 대비 타점, 득점권 타율을 살펴보면 놀라움, 그 자체다. 정의윤은 14경기에서 15안타를 때리며 19타점을 올렸다. 또한 득점권 타율은 .467에 이른다. '해결사 본능'을 마음껏 드러내며 타점 부문 압도적 선두를 달리고 있다.
▲ 붙박이 4번 타자, 결정적일 땐 꼭 친다
정의윤은 지난해 7월 SK로 트레이드 된 이후 야구 인생이 바뀌었다. 9월 리그 MVP에 선정되는 등 91경기 타율 .320 14홈런 51타점을 기록,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확신'을 주기에는 기간이 너무 짧은 것도 사실이었다.
올시즌 SK 4번 타자는 경기 전부터 짐작할 수 있다. 정의윤은 팀이 치른 14경기에 모두 4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시즌 초반에는 약간 주춤하기도 했지만 경기를 거듭할 수록 코칭스태프 믿음에 보답하고 있다. 이러한 활약 속 정의윤은 약간의 우려까지 완벽히 지우고 있다.
사실 '주자 없을 때'의 정의윤은 무서운 타자가 아니다. 26타수 5안타, 타율은 2할도 되지 않는 .192에 불과하다. 삼진은 7개인 반면 볼넷은 1개 뿐이다. 홈런도 딱 한 차례 나왔다.
주자가 나가면, 그리고 그 주자들이 2루 이상 득점권에 있다면 그는 확 달라진다. 주자 있을 때 타율은 .345(29타수 10안타)이며 득점권은 15타수 7안타, 타율이 무려 .467에 이른다. 만루에서도 극강이다. 전날 kt전 만루홈런을 비롯해 4타수 3안타를 남겼다.
타자들의 클러치 능력이 허상이라는 말도 있지만 찬스 때 이렇게 잘 쳐주는 타자를 미워할 팀은 없다.
단순히 득점권에서만 잘 치는 것은 아니다. 득점권이라 하더라도 10-0으로 앞서 있을 때, 혹은 반대로 뒤져 있을 때 나오는 안타는 큰 의미가 없다. 정의윤은 이 점에서 봤을 때도 팀이 원할 때 꼭 한 방을 터뜨렸다. 19타점 중 18타점이 2점차 이내 승부일 때 나왔다.
이렇듯 중요한 상황마다 적시타를 때린 덕분에 정의윤은 압도적인 타점 1위를 달리고 있다. 19타점을 기록, 공동 2위 민병헌(두산 베어스), 박동원(넥센 히어로즈)보다 6점 앞선다.
사실 14경기에서 19타점이라는 숫자 자체가 비정상적이다. 흔히 안타수와 타점수가 비슷하기만 하더라도 엄청난 타점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한다. 비록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정의윤은 안타수보다도 4개나 많은 타점을 기록 중이다.
정의윤의 프로 데뷔 이후 한 시즌 최다 타점은 지난해 기록한 51타점. 이를 시즌 시작 후 보름여만에 40% 가까이 올렸다. 그의 놀라운 해결사 본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 정의윤 2016시즌 타점 리스트
4월 2일 kt전 0-0 1회말 2아웃 투런홈런 (누적 2타점)
4월 3일 kt전 1-0 3회말 2아웃 적시타 (누적 3타점)
4월 7일 롯데전 0-0 1회초 2아웃 투런홈런 (누적 5타점)
4월 7일 롯데전 7-2 9회초 1아웃 희생플라이 (누적 6타점)
4월 9일 LG전 2-0 3회말 2아웃 솔로홈런 (누적 7타점)
4월 12일 KIA전 5-4 3회말 1아웃 적시타 (누적 8타점)
4월 13일 KIA전 0-0 1회말 1아웃 적시타 (누적 9타점)
4월 14일 KIA전 3-4 7회말 2아웃 적시타 (누적 10타점)
4월 15일 KIA전 4-6 9회말 1아웃 2타점 적시타 (누적 12타점)
4월 16일 kt전 0-0 1회초 1아웃 적시타 (누적 13타점)
4월 18일 kt전 2-3 5회초 2아웃 2타점 적시타 (누적 15타점)
4월 18일 kt전 6-6 11회초 1아웃 만루홈런 (누적 19타점)
[SK 정의윤.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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