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나를 돌아봐'가 방송 9개월만에 결국 폐지된다. 숱한 논란에도 꿋꿋이 방송을 이어왔지만, 이제는 한계에 다다랐다는 예능국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방송 초반 어느 정도의 논란은 예상했지만, 이렇게 빨리 폐지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KBS 예능국에 따르면 KBS 2TV '나를 돌아봐'가 오는 29일 방송을 끝으로 폐지된다. 폐지까지는 불과 2주밖에 남지 않은 상황. 이번 주에도 녹화가 잡혀 있으며, 폐지 소식을 전해들은 멤버들은 매우 서운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운하고 섭섭하기는 제작진도 마찬가지일 수밖에 없다.
'나를 돌아봐'는 파일럿이 방송된 지난해 4월부터 어느 정도 '논란'이라는 단어와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당시 막말 파문에 휩싸인 옹달샘(장동민 유세윤 유상무)이 출연했고, 이들은 각각 프로그램의 취지대로 각자가 처한 상황에서 스스로를 돌아봤다. 다행히 논란이 될만한 자극적인 모습은 쉽게 볼 수 없었다.
3개월여가 지난 후 '나를 돌아봐'는 새로운 출연진을 꾸려 정규방송으로 본격 첫 발을 내딛었다. 본방송에서는 옹달샘이 빠지고 이홍기-최민수, 김수미-박명수, 조영남-이경규가 각각 파트너를 이뤄 등장했다. 하지만 이들은 첫 방송도 되기 전 제작발표회장에서 대형 사고를 치며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김수미의 말에 흥분한 조영남이 제작발표회장을 박차고 나갔고, 프로그램 하차를 선언했다. 제작진도 사전에 언급이 없었기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조영남이 하차를 번복했지만, 다시 김수미가 하차를 선언했고, 급기야 김수미는 악성댓글에 상처를 받아 스스로의 머리카락을 자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도 논란은 끊이질 않았다.
조금씩 잠잠해지는 듯 했지만, 이번에는 FT아일랜드 이홍기와 의외의 케미를 자랑하던 최민수가 문제였다. 최민수가 촬영 현장에서 외주제작서 PD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이 일로 최민수가 결국 하차한 것. 최민수가 하차하면서 매니저를 잃은 이홍기는 영문도 모른채 동반 하차를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 이들의 갑작스런 하차는 다른 출연진에게도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이후 송해와 조우종이 새로 합류하면서 '나를 돌아봐'는 이제 제법 논란과 멀어지는 듯 했다. 시청률에 큰 변화는 없었지만, '나를 돌아봐'는 치열한 금요 예능판에서 선전하며 살아남았다. 그러던 중 또 한 차례 폐지설이 불거졌고, 이번에는 왠지 유력해보였다. 장동민이 다시 '나를 돌아봐'에 출연했지만, 하필 시기가 문제였다.
장동민은 한 부모 자녀 조롱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고, 그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에 방송에서 연인 나비와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이 모습이 대중의 공분을 샀고, 다시금 폐지설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부인했지만, 결국 폐지가 결정되고 말았다. KBS 예능국은 장동민의 '나를 돌아봐' 출연 뿐 아니라, 다른 예능 출연도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나를 돌아봐'는 제목 그대로, 타인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본다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이다. 이 콘셉트에 맞는 출연자를 섭외하기 위해서는 평소 방송에서 범상치 않은, 다소 센 캐릭터를 보인 인물들을 섭외하는 게 필수였고, 이들로 인해 어느 정도의 논란은 예상돼 있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논란은 연이어 터져나왔고, 프로그램은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어 보였다.
종종 논란에 휩싸이긴 했지만, '나를 돌아봐'는 그런대로 버티며 9개월째 방송을 이어오고 있었다. 사실 이번에도 논란이 된 장동민의 하차를 통해 프로그램을 살리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고, 결국 프로그램 폐지가 결정됐다. 그리고 예상보다 빠른 폐지 결정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전망이다.
['나를 돌아봐' 타이틀. 사진 = KBS 홈페이지 캡처]
장영준 digout@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