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같지만, 의미는 조금 다르다.
두산 장원준은 19일 수원 KT전서 6이닝 8피안타 2탈삼진 4볼넷 2실점하며 시즌 2승째를 수확했다. 개인통산 99번째 승리다. 1승만 보태면, 대망의 개인통산 100승이다. KBO리그 역사상 통산 100승을 달성한 투수는 단 25명이다.
이날 개인통산 99승의 SK 김광현은 100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인천 넥센전서 6이닝 8피안타 6탈삼진 4볼넷 2실점했으나 패전투수가 됐다. 장원준과 똑같이 6이닝 2실점이었다. 하지만, SK 타선은 김광현에게 단 1점만 지원했다.
▲의미 있는 좌완 100승
김광현과 장원준은 나란히 100승 문턱에 1승만을 남겨뒀다. 두 사람은 이변이 없는 한 24일 인천 NC전(김광현), 잠실 한화전(장원준)서 나란히 100승에 도전한다. 인천 경기는 2시에 열리고, 잠실 경기는 5시에 시작한다. 김광현이 KBO리그 통산 26번째, 그리고 왼손투수 3번째 100승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먼저 잡을 듯하다.
장원준과 김광현이 올 시즌 역대 3~4번째 왼손투수 100승 주인공이 되는 건 시간문제다. 장원준은 13시즌, 김광현은 10시즌만의 달성. 사실 누가 먼저 100승을 달성하느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KBO리그 역사상 왼손투수의 100승은 희귀하다. 송진우(210승), 장원삼(삼성, 109승)뿐이다. 그만큼 왼손투수가 선발로 꾸준히 활약한 사례가 드물다.
김광현과 장원준 이후에는 양현종(KIA)이 좌완 100승 투수가 될 듯하다. 하지만, 아직 77승이다. 2년 정도 더 기다려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 뒤로 차우찬(삼성, 59승)이 보인다. 그러나 아직 100승까지는 갈 길이 멀다.
가정이지만, 류현진(LA 다저스)이 2013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지 않았다면 김광현과 장원준보다 먼저 100승 고지를 밟았을 것이다. 류현진은 2006년부터 2012년까지 7년간 98승을 쌓았다. 정확히 매년 14승 페이스였다.
▲장원준, 또 다른 의미
김광현의 100승은 화려함 그 자체다. 2007년 입단, 그 해 한국시리즈 4차전서 당시 두산 에이스 다니엘 리오스와의 선발 맞대결서 판정승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정규시즌에 3승에 그쳤지만, 잠재력이 봉인 해제된 경기였다. 김광현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16승, 12승, 17승을 쌓으며 류현진과 함께 KBO리그를 대표하는 왼손 에이스로 성장했다. 이후 뇌경색, 어깨 통증으로 3년간 주춤했다. 2013년 10승 투수로 돌아왔지만, 완전한 부활은 아니었다. 그러나 2014년과 2015년 건강을 되찾았다. 13~14승을 따내며 한국을 대표하는 에이스로 돌아왔다.
결국 KBO리그 최초 20대 100승 투수, FA 자격획득 전에 100승을 달성한 투수로 기록되기 일보 직전이다. 기본적인 재능이 풍부하다. 노력도 뒷받침됐다. 꾸준한 스포트라이트 속에 약간의 굴곡과 반전을 선사했다. 그만큼 스토리가 풍부하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진출 꿈도 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 김광현이 KBO리그에 잔류한다면 송진우의 210승에도 도전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투수로 평가된다.
장원준의 100승은 김광현의 100승과 비교할 때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일단 장원준은 김광현처럼 입단 초창기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했다. 꾸준히 선발로 뛰어왔으나 확실한 에이스로 대접 받은 건 롯데 시절 말미다. 김광현이 역동적인 투구 폼과 빠른 공으로 주목을 받았다면, 장원준은 튀는 요소가 많지 않았다. 물론 장원준도 입단 초창기에는 150km을 상회하는 공을 뿌렸다. 그러나 롯데 시절 막판과 두산 이적 이후에는 140km 초, 중반의 공과 효율적인 경기운영으로 주목 받았다.
장원준은 2004년 입단 후 3~4년간 평범한 성적을 올렸다. 2008년 12승을 기점으로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완으로 거듭났다. 그 전까지 제구기복이 심했으나 제구력이 잡히자 디셉션(투구시 공을 최대한 숨기는 동작. 타자로선 타격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다) 장점까지 극대화, 까다로운 투수로 군림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6시즌 연속(군 복무 시절 제외) 두 자릿수 승수를 쌓았다. 장원준은 올해 류현진도 하지 못했던 7시즌 연속 10승에 도전한다. 김광현의 경우 올해 개인 최다 4년연속 10승에 도전한다.
김광현이 천재성과 화려함 속에 100승 달성이 눈 앞에 다가왔다면, 장원준은 상대적으로 꾸준함이 돋보인다. 프로입단 이후 이렇다 할 큰 부상이 없었다. FA로 팀을 옮긴 이후에도 성공가도를 달리는 거의 유일한 선발투수다. 그런 점에서 눈 앞에 다가온 장원준의 100승은 김광현만큼 남다른 의미가 있다.
[장원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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