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군에 보냈다. 마운드에서 모습이 너무 좋지 않다."
두산 우완투수 노경은이 22일 잠실 한화전을 앞두고 2군행 통보를 받았다. 21일 수원 KT전서 선발 등판, 3이닝 8피안타 1탈삼진 1볼넷 4실점으로 무너졌다. 올 시즌 3경기서 2패 평균자책점 11.17로 좋지 않다. 승리와 퀄리티스타트는 없다.
두산은 5선발을 교체한다. 김태형 감독은 "허준혁이나 진야곱을 활용할 것이다. 준혁이가 먼저 5선발로 나설 것이다"라고 했다. 허준혁과 진야곱은 지난해에도 5선발 혹은 임시선발로 뛰었다. 둘 중 한 명이 5선발로 자리매김할 경우 노경은 공백을 메울 수 있다.
▲조기 복귀는 없다
노경은은 올 시즌 5선발로 출발했다. 김태형 감독은 노경은에게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 스프링캠프 때부터 풀타임 5선발로 쓰기로 했다. 노경은은 지난 2년간 선발, 중간계투, 마무리를 오가며 혼란을 겪었다. 물론 개인사와 부진, 부상 등 본인이 자초한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150km 초반대의 강속구를 지닌 노경은의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그동안 최대한 배려했다.
김 감독이 노경은을 2군에 내린 건 더 이상 배려와 인내만으로는 통하지 않는다는 결단이 섰기 때문이다. 그는 "곧바로 1군에 올리지 않을 것이다. 2군 등판내용을 보면서 복귀시기를 결정할 것이다"라고 했다. 당분간 노경은의 1군 복귀는 쉽지 않을 듯하다. 선수에게 무한신뢰를 보내더라도 그 신뢰를 거둬들이는 순간 냉정하게 대처하는 성향이 그대로 드러난다.
▲두 가지 문제점
김 감독은 수 차례 노경은의 구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문제는 제구력이다. 너무 들쭉날쭉하다. 한 가운데로 들어가는 실투가 잦다. 140km후반의 직구, 변화가 심한 포크볼 등 좋은 무기를 갖고 있다. 하지만, 위기서 버텨내지 못하고 결정타를 허용하면서 경기 흐름을 자주 넘겨주는 치명적인 약점이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다.
한용덕 수석코치는 마운드에서의 움직임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타자를 압도하는 포스가 느껴지는 투수가 있다. 우리 팀에선 김강률이 좋다. 그러나 경은이는 그게 약하다. 위기 때 불필요한 움직임이 많다"라고 했다. 포수 쪽으로 다가가서 공을 받는 동작, 호흡을 크게 하며 마운드 주변을 도는 동작 등을 의미한다. 자신이 심리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걸 타자에게 노출하는 셈이다.
▲허준혁과 진야곱
허준혁과 진야곱에겐 기회다. 두 사람은 지난해에도 더스틴 니퍼트의 부상과 5선발 부진에 의해 선발 등판 기회를 잡았다. 실제 허준혁은 선발로 무려 14차례 등판했다. 그 중 4차례 퀄리티스타트를 수립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유희관처럼 볼은 느리지만, 안정적인 제구력을 앞세워 5~6 이닝을 막아냈다. 다만, 7~8월에 타자들에게 분석을 당하면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결국 시즌 막판 난타를 당했다. 포스트시즌서는 단 1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허준혁은 몸을 푸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다. 전형적인 선발 타입. 때문에 활용폭이 넓지 않은 단점이 있다. 올 시즌에는 구원으로 5차례 등판했다. 그러나 중요한 순간은 아니었다. 다만 미야자키 연습경기 때부터 투구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반면 진야곱은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전형적인 스윙맨이다. 그러나 선발로서의 안정감에서 허준혁보다는 약간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김 감독은 허준혁을 5선발로 우선적으로 쓴다. 만약 허준혁이 좋지 않을 경우 진야곱에게도 기회가 돌아간다. 최악의 경우 둘 다 자리를 잡지 못하면 5선발은 올 시즌 내내 두산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노경은(위), 허준혁(가운데), 진야곱(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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