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두산 지명타자 경쟁이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김재환이 23일 잠실 한화전서 연타석 홈런을 쳤다. 전날 4-1로 앞선 7회말 1사 만루에서 닉 에반스의 대타로 등장, 우측 폴대를 때리는 만루홈런으로 승부를 갈랐다. 이날 8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김재환은 1회 1사 1,2루 상황서 한화 이태양의 초구 115km 커브를 걷어올려 우월 선제 스리런포를 쳤다. 2경기 연속 홈런이자 연타석 홈런.
김재환은 올 시즌 대타 홈런만 두 차례 때려냈다.(12일 대전 한화전, 22일 잠실 한화전) 그것도 모두 닉 에반스 대신 타석에 들어서서 만들어낸 기록이다. 또한, 상대가 한화였고, 모두 초구였다. "파워가 남다르다"라고 말한 김태형 감독의 날카로운 안목이 실전서 입증됐다. 그는 이날 첫 타석 스리런포 포함 3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김재환은 올 시즌 박건우와 주전 좌익수를 다툰다. 과거 우익수를 소화해본 경험은 있지만, 외야수를 제대로 풀타임 소화한 경험은 없다. 제대로 좌익수로 시즌을 치르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김 감독은 어떻게든 김재환 특유의 일발장타력을 살리기 위해 좌익수 경합을 시켰지만, 역시 뚜껑을 열어보니 박건우의 수비 안정감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김재환 특유의 장타력은 시즌 초반 제한된 상황서 폭발하고 있다. 그는 올 시즌 개막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정진호가 부진하면서 2군으로 내려가자 1군에 콜업됐고, 이후 에반스의 대타로 기회를 얻는 등 좋은 타격을 선보이기 어려운 환경이다. 그럼에도 간간히 주어진 타석에서 어지간한 주전타자들보다 더 좋은 장타력을 뽐내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이날 허리가 좋지 않은 오재일 대신 김재환을 선발 지명타자로 활용했다. 아무래도 오재일이 선발라인업에 복귀하면 김재환은 벤치로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최근 외국인타자 닉 에반스의 입지가 서서히 좁아지는 형국이라 김재환이 상황에 따라 에반스와 주전경쟁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 김재환은 에반스에게 필요한 승부처에서의 묵직한 한 방을 잇따라 터트리고 있다.
기본적으로 오재일이 주전 1루수를 맡는다면 지명타자는 에반스의 몫이다. 하지만, 에반스의 부진이 이어질 경우 김재환과 이날 에반스와 김재환에게 밀려 출전하지 못한 최주환을 지명타자로 활용할 수 있다. 최주환 역시 제한된 상황서 절정의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사실 김 감독은 에반스에게 KBO리그 적응 기회를 줘야 하는 상황서 어쩔 수 없이 최주환을 희생시킨 경향도 있었다. 5할에 육박하는 타율을 자랑하는 오재일을 선발라인업에서 빼는 건 도저히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끝이 아니다. 현재 오재일, 최주환, 김재환에 의해 1군에 올라오지도 못하는 베테랑 홍성흔도 있다. 그 역시 지명타자 요원. 홍성흔은 햄스트링 부상에서 회복, 현재 정상적으로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김재환과 최주환의 인상적인 활약이 이어진다면 홍성흔의 1군 콜업 확률은 희박하다.
결국 현 상황서 가장 불안한 건 에반스다. 두산타선의 계륵이 된 에반스는 이날 역시 인상적인 타격을 하지 못했다. 4타수 무안타에 삼진만 2개를 당했다. 에반스를 선발라인업에서 빼면 오재일, 김재환, 최주환을 1루와 지명타자로 나눠 기용하며 화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러나 두산으로선 시즌 개막 1개월도 지나지 않은 상황서 에반스를 무작정 압박하는 것도 곤혹스럽다. 일단 김 감독은 오재일이 허리부상을 털어낼 경우 에반스를 하위타선으로 내릴 가능성이 크다. 두산의 행복한 지명타자 고민이 심화되고 있다.
[김재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