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진천 김진성 기자] "솔직히 (이)미선이와 (변)연하를 뽑고 싶었다."
지난 1월이었다. 여자프로농구 한 관계자는 "여자농구는 돈이 되는 스포츠가 아니다. 운영 목적이 국위선양이다.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면 이미선, 변연하, 신정자를 다 불러서 제대로 해야 한다.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여자프로농구 이미지 메이킹과 흥행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뜬구름 잡는 말이 아니었다. 이 관계자는 여자농구의 세세한 현실에 정통하다. 여자대표팀이 최근 세대교체를 실시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운영 시스템이 취약한 현실을 잘 알고 있다. 당시 그는 "이제 와서 아시아선수권,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에 이미선 변연하 신정자를 데려가는 건 분명히 반대한다. 분명히 여자농구는 세대교체 과도기를 겪어야 한다. 그러나 올림픽이라면 다르다. 올림픽 준비를 제대로 하려면 베테랑들을 다 데려가야 한다. 올림픽만큼은 베테랑들을 데려가서 얻을 수 있는 효과가 세대교체 효과보다 더 크다"라고 했다.
다른 몇몇 관계자들도 이 말에 동의했다. 심지어 4년 연속 대표팀을 맡은 위성우 감독도 기자에게 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25일 리우올림픽 최종예선 준비가 시작된 진천선수촌에서 "정말 제대로 준비할 것이라면 베테랑을 데려오는 게 맞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나도 이미선과 변연하를 뽑고 싶었다"라고 했다. 이어 "중국도 천난이 복귀했다. 올림픽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위 감독이 무조건 이미선과 변연하, 신정자를 뽑아서 베테랑 위주로 최종예선을 치를 생각을 한 건 아니다. 다만 대표팀 시스템이 잘 갖춰진 상황이라면, 주위에서 지원을 충분히 해준다면 세명의 베테랑 선발을 고려해볼 수도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무의미한 가정이다. 세 사람은 공교롭게도 2015-2016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이번 위성우호도 지난해 우한 아시아선수권대회 멤버 위주로 구성됐다. 여자농구는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세대교체 중간과정을 테스트 받는다.
위 감독은 "지금 대표팀에 들어온 젊은 선수들이 벤치에서 국제대회를 구경만 했지, 주축으로 뛴 경험은 거의 없다. 작년 아시아선수권대회서 중국, 일본을 만나서도 얼어붙더라. 솔직히 걱정스럽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혹독한 현실이지만, 베테랑들이 모두 은퇴한 상황서 반드시 겪어야 할 성장통이다.
여자농구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8년만에 올림픽 출전을 노린다. 6월 13일~19일 프랑스 낭트에서 최종예선을 치른다. C조에서 나이지리아, 벨라루스와 예선을 갖고,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면 상위 5개국에 들 경우 올림픽에 참가한다. 위 감독은 "쉽지 않다"라면서도 나이지리아, 벨라루스 전력분석에 들어간 상태다.
[위성우 감독.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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