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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가수 김흥국이 언제부턴가 '예능 치트키'로 불리고 있다. 치트키는 게임에서 파생된 말로, 일종의 속임수다.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게임에서 이기기 위한 트릭이다. 예능에서 마치 트릭이라도 쓰는 듯 한 마디 한 마디가 빵빵 터지기에 '김흥국=치트키'라는 공식이 성립할 수 있었다.
이미 오래 전부터 김흥국은 예능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아무리 끼가 많고 재능이 많은 연예인이라 할지라도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건 톱스타도 마찬가지다. 예능에 익숙하다 할지라도 긴장하지 않는 건 아니다. 하지만 김흥국에게서는 유독 그런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제는 전설이 된 김흥국의 어록은 인터넷에서 지금도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터보의 씨벌러버' '친구의 거미라도 될 걸 그랬어' '엑소의 따르릉' '장윤정의 어머니' '털없는 아내' 등은 전설 중의 전설이다. 특히 라디오 방송 도중 세 쌍둥이 국악자매에게 "몇 살 터울이냐?"고 물었던 사건은 지금도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최근 김흥국이 새삼 주목을 받게 된 건 바로 조세호 때문이었다. 그는 MBC '세바퀴'에서 조세호에게 "안재욱 결혼식은 왜 안 왔어?"라고 물었고, 조세호는 세상 가장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모르는데 어떻게 가요"라고 답했다. 이 짧은 장면은 뒤늦게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았고, 패러디까지 등장하며 조세호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놨다.
조세호에게 '프로 불참러'라는 별명까지 붙여준 김흥국은 지난 19일 방송된 KBS 2TV '해피투게더3'에 출연해 다시 한 번 뛰어난 '드립력'을 자랑했다. 무엇보다 김흥국의 '예능 치트키'다운 능력이 발휘되는 순간은 바로 누구도 예상치 못한 엉뚱한(?) 질문을 던질 때. 이날 방송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무엇보다 그는 자신의 주특기가 되어버린 녹화 도중 퇴근(?)을 감행하는 모습으로 다시 한 번 예능계의 자유로운 영혼임을 입증했다.
김흥국이 이렇게 녹화 도중 퇴근을 감행한 건 이미 오래전부터 반복된 일이다. 실제로 그는 녹화 도중 휴대폰을 받는가 하면, 촬영이 길어진다는 이유로 퇴근한 일화도 있다. 또 한 번은 녹화 도중 졸다가 촬영장을 빠져나갔던 일도 있었다. 감히 다른 연예인들은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김흥국에게는 어느새 익숙한 모습이 됐다.
채널을 가리지 않고 예능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김흥국은 마치 일찍 퇴근해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퇴근면허'라도 갖고 있는 듯 하다. 김흥국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녹화 도중 집에 가겠다고 한다면 여론의 뭇매를 맞을지도 모르지만 김흥국이기에, 원래 그렇게 행동해 왔기에 오히려 그에게는 조기 퇴근이 더 자연스러운 모습이 되어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눈을 뜨는 순간부터 퇴근을 꿈꾸는 이 땅의 모든 직장인들에게 어쩌면 가장 필요한 것이 '퇴근 면허'일지도 모르겠다. 과연 그게 존재한다면, 김흥국에게 묻고 싶다. 퇴근 면허는 대체 어디서 어떻게 따는 것이냐고.
[사진 = KBS 제공, '해피투게더' 방송 화면 캡처]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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