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그저 감사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네요.”
유한준(35, kt 위즈)이 한 달이 넘는 공백에 마침표를 찍고 15일 수원 한화전에서 복귀했다. 복귀전은 화려했다.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득점의 맹타를 휘두른 것. 1회부터 선제 솔로포를 터트렸고 3회 무사 1루에선 2루타를 터트린 뒤 박경수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유한준은 지난해 정들었던 넥센을 떠나 kt와 4년 총액 60억 원의 FA(자유계약선수)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시즌 최다안타 1위(188안타), 타율 2위(0.362)에 빛나는 유한준은 시즌 초부터 몸값을 증명했다. 팀 타선을 이끌며 4월 한 달 타율 0.379(87타수 33안타) 4홈런의 맹활약을 펼친 것.
그러나 5월 6일 수원 한화전에서 외야 수비 도중 그만 좌측 허벅지 내전근 부상을 입고 말았다. 회복에 6주라는 시간이 필요했고 kt는 그 사이 중심타선의 무게감을 잃고 어렵게 경기를 헤쳐 나갔다. 5월 8일 5위였던 순위는 현재 8위(25승 2무 34패)까지 떨어진 상황. 유한준은 14일 1군 복귀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회복 기간 동안 느꼈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 미안함
유한준은 “부상당한 선수가 무슨 할 말이 있겠어요”라는 말로 서두를 시작했다. 이어 “좋은 조건으로 팀에 입단해 책임감이 많았는데 갑자기 부상을 당해 미안한 마음이 컸다. 팬들, 감독님, 코칭스탭, 동료들 모두에게 그렇다”라고 속마음을 전했다.
유한준은 팀을 생각하는 마음에 일본에서도 치료를 받으며 kt 경기를 하루도 빠지지 않고 챙겨봤다. 그는 “1군 경기는 일본에서도 와이파이를 켜고 매일 지켜봤다. 처음에 내가 팀에서 빠진 뒤 바로 한화전 스윕을 달성했다. ‘내가 빠져서 혈이 뚫렸나’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내 하락하는 순위를 보고 미안한 마음이 들며 반드시 보답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라고 말했다.
▲ 감사함
철저한 몸 관리의 대명사로 알려진 유한준은 2011년 말 팔꿈치 수술로 인해 2012년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던 적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정상 컨디션 속에 대부분의 경기를 소화했다. 이번 내전근 부상도 처음으로 겪는 유형의 부상. 유한준은 “처음 다쳐본 곳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 나로 인해 트레이닝 파트에서 고생을 너무 많이 했다. 그저 감사할 뿐이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또한 자신을 대신해 우익수에서 훌륭히 공백을 메워준 전민수에게도 인사를 건넸다. 전민수는 그가 없는 5월 한 달 동안 타율 0.351의 활약으로 그의 역할을 대신했다. 6월에는 페이스가 다소 떨어졌지만 그래도 유한준의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유한준은 “(전)민수 같은 경우는 넥센 때부터 함께 선수생활을 했던 동생이다. 부상을 당해 팀에서 이탈할 때 이미 ‘잘 부탁한다’는 말을 전했었다. 그 동안 민수가 너무 잘해줘서 고마울 뿐이다”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유한준은 이번 부상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기도 했다. 그는 “이번에 다친 걸 보면 자기관리를 그만큼 못했던 것 같다. 내가 많이 부족했고 나이가 적진 않지만 이번 부상으로 또 다시 성숙해지는 계기가 됐다”라고 대답했다.
유한준은 마지막으로 향후 활약에 부담이 없냐는 질문에 “부담감은 시즌을 시작할 때부터 있었다. 그러나 부담이 있든 없든 내가 마인드 컨트롤을 하기 나름인 것 같다. 좋은 쪽으로 생각하며 밝은 모습으로 팀 승리에 기여하고 싶다”라는 각오를 남겼다.
[유한준. 사진 = 수원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