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②] 원더걸스 "탈박? 박진영, 우리 곡 안쓰겠다고 통보"

[마이데일리 = 전원 기자] “박진영 피디님이 보내신 장문의 카톡보고 깜짝 놀랐어요.”

원더걸스가 5일 공개된 디지털싱글 ‘Why so lonely’를 통해 ‘탈박’을 선언했다. 데뷔한지 약 9년만이다. 그간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이 작업한 곡들로만 활동했다면 이번엔 자신들의 손 때가 묻은 곡들만 실었다.

“탈박이라고 정의하기 보다는 그냥 이런 느낌이에요. 이번에 자전거 보조 바퀴를 뗀 기분이요. 저번 앨범까지는 박진영 피디님이 잡아주는 자전거를 탔다면 ‘와이 쏘 론리’에서는 손을 놔주신거죠. 그런데 사실 우리 멤버들끼리만 작업한건 아니에요. 홍지상 작곡가님의 경우 원더걸스 ‘So Hot’(쏘핫)이나 선미 ‘24시간이 모자라’ 등 계속 박진영 피디님과 작업하신 분이에요.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죠.”(예은)

약 1년전, 원더걸스가 새 앨범 ‘REBOOT’(리부트)를 내고 타이틀곡 ‘I Feel You’(아이필유) 활동을 재개한 첫 주, 박진영은 원더걸스 멤버들에게 장문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일종의 선전포고였다. 이제 자신의 곡이 아닌 직접 작업한 곡들을 내놓고 활동하라는 지시가 담겼다.

“‘나는 너희들의 곡을 쓰지 않을거야’라는 문장이 담긴 장문의 문자가 왔었어요. 너희가 다음 앨범부터 자작곡으로 활동을 해야 한다는 통보였죠. 그래도 계속 레퍼런스는 주셨기 때문에 저희가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었어요.”(예은)

“저희가 만든 곡들을 가지고 1차 회의를 했을 때 사실 칭찬받을 줄 몰랐는데 다행히 피디님이 좋아해주셔서 한시름 놨던 기억이 있어요. 좋은 곡이 많이 나왔다고 좋아해주셨어요.”(선미)

그 결과 원더걸스는 주옥같은 곡들을 새롭게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와이 쏘 론리’는 선미와 헤림, 작곡가 홍지상이 함께 작곡했다.

또 ‘아름다운 그대에게’는 선미, 유빈, 혜림과 Frants이 작사 작곡한 노래로 70년대 밴드 사운드의 느낌을 잘 살려냈다. ‘Sweet&Easy’(스윗 앤 이지)는 예은과 유빈이 작사했으며 예은과 유빈, 홍지상이 작곡한 노래로 여름에 듣기 좋은 팝락 장르의 곡이다. 3곡 모두에 멤버들이 고루 참여하며 음악적 역량을 뽐낸 만큼 이번 싱글을 통해 더욱 성장하고 발전된 음악적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낼 전망이다.

아무리 탈박이라 한들, 원더걸스가 JYP에 속해있는 한 그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는 없다. 소속 아티스트들 모두가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그를 우스꽝스럽게 따라하고 디스하지만, 사실 박진영은 모두에게 존경받는 존재다.

“박진영 피니님이 저희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해주셨어요. 피디님은 가요계에 오랜 기간 종사하며 많은 케이스를 보셨을거 잖아요. 일단 걸그룹에게 기대되는게 뭔지, 수명은 언제까지인지 다 봐오셨던 분이고, 그렇다보니 원더걸스 역시 이젠 새로운 스텝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고민해주셨을 거에요. 사실 우리가 자진해 악기를 배우긴 했지만 회사에서 할 수 있게 해줬기 때문이기도 해요. ‘너네 밴드해서 돈 안돼!’라고 얘기 했다거나 이만큼의 수명이 다했으니 버려야 겠다고 생각했다면 도전하지 못했을 테니까요. 그런 점에서 피디님과 회사에게 너무 감사해요. 저희는 음악을 오래하고 싶어요.”(예은)

[사진 = JYP 엔터테인먼트]

전원 기자 wonw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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