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변수는 수비력이다.
KIA 임창용의 마무리투수 복귀전은 혹독했다. 3일 고척 넥센전서 2이닝 4피안타 1탈삼진 1볼넷 3실점으로 무너졌다. 블론세이브에 이어 패전투수가 됐다. 투수로서 좋지 않은 보크와 폭투도 섞여있었다.
그래도 KIA에 대안은 없다. 전반기 72경기 내내 임창용 없는 강한 불펜 만들기를 시도했다. 하지만, 완벽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심동섭과 홍건희라는 강력한 좌우 샛업맨을 발굴했다. 그래도 아직 마무리로 내세우는 건 무리가 있다.
결국 KIA 불펜은 임창용이 필요하다. 불혹을 넘긴 베테랑이지만, 1~2년 내에 신체능력이 급격히 퇴보할 가능성은 낮은 듯하다. 몸 관리가 철저하다. 지금도 140km 중반의 볼 스피드를 보유했다. 그리고 한미일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이 있다. 한 경기 망쳤다고 흔들릴 투수는 아니다. 임창용에 대한 김기태 감독의 믿음은 확고하다.
▲마무리 연착륙의 외부조건들
임창용의 마무리 연착륙. 가장 중요한 건 임창용 자신의 경쟁력이다. KIA는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 여전히 KBO리그에 그만한 마무리투수는 없다. 오히려 외부 변수들이 중요하게 작용될 수도 있다.
일단 마무리투수는 등판하고 싶다고 해서 등판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세이브 상황이 갖춰져야 한다. 각 파트별로 기본적인 전력이 탄탄해야 한다. 1차적으로 타선과 선발투수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그리고 필승계투조가 타선과 선발투수의 조화를 마무리투수가 등판할 때까지 유지해야 한다.
KIA는 각 파트별 전력의 조화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올 시즌 연승과 연패가 잦은 이유는 투타 언밸런스 때문이다. 기본 전력의 불안정성이 크다. 풀타임 경험이 적은 선수가 요소요소에 배치됐다. 실전서 어쩔 수 없이 기복이 있다. 실전 경험을 쌓으면서 해결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 임창용은 투타 흐름이 좋지 않을 경우 세이브 기회를 많이 잡지 못할 수도 있다. 임창용으로서도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핵심은 수비력
이런 외부변수들을 뚫고 임창용이 세이브 상황에 등판했을 때 또 다른 변수가 있다. 팀의 수비력이다. 임창용은 박빙 상황서 그 어떤 타자에게도 삼진을 뽑아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러나 매 경기 모든 아웃카운트를 삼진으로 잡는 건 불가능하다. 수비수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3일 고척 넥센전을 곱씹어봐야 한다. 6-4로 앞선 9회말 2사 2루서 유재신에게 볼넷을 내줬다. 동점주자 출루. 유재신의 집요한 파울 커트가 돋보였다. 이런 상황서는 제 아무리 임창용이라고 해도 심리적으로 약간 흔들릴 수 있다. 실제 박정음 타석에서 임창용답지 않게 보크를 범했다.
이럴 때 탄탄한 수비의 중요성이 아주 크다. 수비수들이 안정적인 플레이를 선보이면 마무리투수도 심리적인 안정감을 갖는다. 좋은 투구리듬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임창용은 계속해서 폭투를 범했다. 그리고 박정음에게 동점이 되는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일단 폭투의 경우 포수 이홍구의 대처가 아쉬웠다. 다리를 오므리고 주저 앉으면서 블로킹을 해야 했지만, 미트만 공을 따라가다 놓쳤다. 내야안타도 마찬가지. 유격수 고영우가 타구를 잘 따라가서 잡았지만, 글러브에서 공을 빼내서 그립을 쥐는 연결동작이 매끄럽지 않아 1루 송구 자체가 무산됐다.
임창용의 구위는 분명 최상은 아니었다. 그러나 수비수들의 깔끔한 수비가 뒤따랐다면 KIA도, 임창용도 데미지를 최소화할 수는 있었다. 그만큼 박빙 상황서 수비력이 중요하다. 당시 KIA는 임창용이 나오기 전에도 실책 2개를 범했다. 임창용이 나온 상황서 실책으로 점수를 주는 것만큼 뼈아픈 건 없다. 팀 승패가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KIA의 팀 실책은 55개로 최소 4위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기록. 그러나 올 시즌 체감적인 수비력은 지난해보다 안정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다. 실책 개수를 떠나서 불안정한 플레이로 곤혹을 치른 케이스가 적지 않았다. 적어도 임창용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에는 수비력의 안정감을 좀 더 끌어올려야 한다. 혹여 수비 실책으로 임창용이 세이브를 놓치면 KIA의 손해가 막심해진다.
[임창용.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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