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KIA 왼손 불펜요원 심동섭은 9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1군에서 말소됐다. 6월 4일 광주 넥센전을 준비하던 도중 왼쪽 발목에 부상했다. 18일 1군에 복귀했다. 하지만, 성적이 좋지 않았다. 정확히 10경기서 2승1패 평균자책점 12.38.
8일 잠실 두산전서는 경기 막판 크게 리드한 상황서 등판했다. 여유 있는 상황서 자신감을 찾으라는 김기태 감독의 의도. 하지만, ⅔이닝 4피안타 4실점으로 또 다시 무너졌다. KIA로선 심동섭의 난조로 자칫 다 잡은 경기를 놓칠 뻔했다.
결국 김기태 감독은 9일 심동섭의 2군행 결단을 내렸다. 지금 상황서 1군 등판은 의미가 없다고 봤다. 김 감독은 "(안타를)맞아나가는 게 예전과 다르다"라고 했다. 본래 들쭉날쭉한 제구가 약점인데, 최근에는 안타 자체를 많이 맞는다.
▲심동섭의 중요성
올 시즌 KIA 1군에서 1경기 이상 뛴 왼손투수는 총 8명이다. 이들 중 에이스 양현종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은 모두 불펜 투수. 이들 중 가장 많은 31경기에 나선 투수가 심동섭이다. 그를 제외하고는 임기준(16경기), 이준영(12경기), 정용운(12경기), 정동현(5경기) 순이다.
사실상 심동섭과 임기준을 제외하면 믿을만한 왼손 불펜투수가 없다. 더구나 임기준은 최근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한다. 결국 심동섭의 2군행으로 경기 막판 박빙 승부서 상대 왼손 강타자를 상대할 왼손 불펜 카드가 사실상 사라졌다. 김 감독은 심동섭 대신 1군에 올린 정동현을 두고 "아직 중요할 때 올릴만한 투수는 아니다"라고 했다. 이준영, 정용운, 정동현 모두 1군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결국 KIA에 믿을만한 왼손 불펜투수는 심동섭이 유일하다. 왼손투수임에도 140km 중~후반의 패스트볼을 보유했다. 올 시즌에는 제구력도 향상됐다. 기복이 줄었다. 하지만, 6월 이후 부상과 부진이 맞물리면서 하락세다. 어쨌든 KIA 불펜 사정상 심동섭은 다시 1군에서 활용해야 할 투수. 김 감독은 전반기 막판 불펜 운용의 손해를 감수하면서 심동섭을 2군으로 내렸다.
▲단호한 메시지
심동섭은 2014년 57경기, 2015년 69경기에 이어 올 시즌에도 31경기에 등판했다. 2~3년간 1군 붙박이로 뛰어온 그에게 이번 2군행은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2군에서 기술적, 심리적 재정비가 필요하다.
김기태 감독도 심동섭에게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메시지를 남겼다.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심적으로 재정비가 필요하다. 지금처럼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체력부터 다시 끌어올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심동섭의 부진은 1차적으로 발목 부상 이후 투구밸런스가 흔들린 측면이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은 그보다도 마음가짐부터 새롭게 하길 원했다. 왼손 메인 셋업맨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투구해달라는 의미다. 심동섭에게 이번 2군행은 일종의 자극이다.
[심동섭.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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