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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tvN의 '굿 와이프'는 미국 원작의 스토리 구조를 충실히 유지, 현지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매력적인 한국 캐릭터들을 만들었기에 특별하다."
케이블채널 tvN 새 금토드라마 '굿 와이프'(극본 한상운 연출 이정효)의 리메이크를 담당하고 있는 CBS 컨설턴트 제랄드 사노프는, tvN가 리메이크한 '굿 와이프'에 대해 위와 같이 표현했다. 원작을 단순히 번역해 실패한 사례들이 종종 있지만, 한국의 '굿 와이프'는 원작의 굵직한 뼈대에 한국적인 정서와 법 체계 등을 가미해 자연스러운 현지화에 성공했다.
원작 '굿 와이프'는 지난 2007년부터 최근까지, 미국 CBS를 통해 시즌7까지 이어져오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인기 드라마다. 특히 여주인공 줄리아나 마굴리스는 이를 통해 수많은 굴지의 연기 시상식에서 수상을 했을 정도로, 그의 대표작이 됐다.
지난 8일 첫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굿 와이프'는 승승장구했던 검사 남편 이태준(유지태)의 불륜 스캔들이 터지고, 15년 동안 남편을 위해 헌신해왔던 김혜경(전도연)이 8개월 뒤 생계를 위해 서중원(윤계상)의 도움으로 변호사로 복귀하는 내용을 그렸다. 에피소드 형식으로 구성된 '굿 와이프'에서 1회에서는 첫 사건으로 남편을 죽인 부인의 변호를 맡게 됐고 의뢰인은 "남편을 죽이지 않았다"라고 주장, 결국 승소하는 내용을 담았다.
'굿 와이프' 1회는 원작 시즌1의 에피소드 1을 그대로 따랐다. 성 추문에 휘말린 남편과 이를 계기로 수 개월 후 변호사로 15년 만에 복귀하게 된 여주인공, 그리고 첫 번째로 맡게되는 사건의 내용까지 꼭 닮아있었다. 하지만, CBS 컨설턴트 제랄드 사노프가 자신있게 말했듯이 현지 시청자, 즉 국내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미드의 현지화가 충분히 표현됐다.
#. 남편의 성추문 동영상, 원작보다 짧게 그려졌다
극중 이태준(유지태)은 성 추문 동영상이 퍼지자 검사직에서 물러나고 교도소 신세를 지게 된다. 극 초반, 혜경과 태준은 서로 손을 잡고 기자들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나서는 모습부터 그려지는데 이는 미드와 완벽하게 동일, 임팩트 있는 첫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그 와중에 다른 점은, 국내 정서상 tvN의 '굿 와이프'에서는 이태준의 스캔들 영상이 짧게 등장한다는 것. 이후 혜경이 영상이 아닌 남편의 성추문 녹취록을 듣는 내용이 가미되긴 하나, 직접적인 영상은 초반에 나오는게 전부다. 원작에서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곳곳에 영상을 배치해 알리샤(줄리아나 마굴리스)의 심적 고통이 더 심하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 시어머니와 함께 사는 원작, 왜 삭제됐을까?
원작의 '굿 와이프' 1회에서는, 성 추문으로 붕괴된 알리샤의 집안에 이를 대신하는 시어머니가 등장한다. 시어머니는 알리샤와 여러 번 통화를 하며 아이들의 뒷바라지 내용을 그에게 전달하는가 하면, 알리샤의 식사를 차려주고 남편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이는 한국 정서상 크게 와닿지 않는 부분이다. 이에 tvN 드라마 '굿 와이프'에서는 배제됐다. 아들이 성 추문으로 교도소에 들어갔는데 일하는 며느리를 위해 집안일을 해주는 시어머니가 얼마나 있겠는가. 원작 1회에서는 시어머니와 아이들이 마찰을 빚는 모습이 등장하지만, 이후 첫 번째로 맡은 사건이 잘 해결되자 여유를 갖게 된 알리샤가 시어머니와 웃으며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그럼에도 크리스 노스(피터 플로릭)와의 관계에서는 "우린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어"라고 말한다.
#. 전자발찌·아이들 표현…'한국 정서' 살렸다
원작에서는 첫 번째 사건에서 의뢰인의 남편이 총에 맞아 죽는 설정이지만 국내 작품에서는 총 대신 칼이다. 또 의뢰인이 자신의 딸을 만나지 못하고 전자발찌까지 채워지는 충격적인 설정의 원작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현재는 딸과 함께 있지만 패소하게 될 경우 딸이 보호소로 가게 되는 설정으로 만들어져 내용과 크게 관계없는 소재에 대해서는 덜 자극적으로 그려냈다.
또 나나가 연기한 김단이 한국의 '지연'을 활용해 경찰에게 경상도 사투리로 친근감을 표현, CCTV 영상을 얻게 되는 것과 달리 원작에서는 칼린다(아치 판자비)의 섹시한 모습을 어필해 경찰에게 곧바로 영상을 얻는다.
한편 전도연이 연기한 김혜경은 아이들이 사건 내용을 보지 못하게 하며 거리를 두지만, 알리샤는 자신의 아들에게 컴퓨터를 배우며 함께 CCTV내용을 보고 비닐봉지가 날아다니는 영상을 찾는 모습이 다르다. 또 관절염이 있는 그레이하운드 설정은 원작과 다르지 않지만, 원작에서는 '개 경주장'에서 일하는 오빠 설정인 것과 달리, 국내 작품에서는 그저 늙어서 관절염이 있는 그레이하운드로 등장해 논란의 여지를 최소한으로 표현했다.
시즌7를 거쳐오면서 큰 인기를 누렸던 미드 '굿 와이프'가 국내에서 16부작으로 어떻게 압축, 표현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굿와이프' 국내포스터·원작 시즌1 포스터(위)-'굿와이프' 1회. 사진 = tvN·미국 CBS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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