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97홈런.
KIA 김기태 감독은 2015시즌 부임 후 1~2군에 등록된 모든 타자를 1군에서 테스트하고, 기다리면서 최적의 라인업을 구축하는 작업을 벌였다. 불과 1~2개월 전만해도 젊은 타자들의 1~2군 등록과 말소는 흔한 일상이었다. 작년 KIA 타선은 리그 최약체였다.
그런데 올해 6월 이후 KIA 라인업의 변동 폭이 거의 없다. 특히 김주찬(좌익수)~이범호(3루수)~브렛 필(1루수)~서동욱(2루수)~나지완(지명타자)으로 이어지는 3~7번 타순은 고정적으로 운용된다. 테이블세터도 신종길이 가세한 뒤 김호령~신종길 혹은 신종길~김호령으로 고정됐다. 한 차례 2군행을 겪었던 강한울이 주전유격수를 꿰찼다. 포수는 백용환과 이홍구가 번갈아 맡는다.
▲선택된 자들의 대폭발
강팀들은 라인업이 거의 바뀌지 않는다. 각 포지션별로 확고한 주전들이 있다는 뜻. 주전과 백업이 확고한 팀의 약점은 백업들의 동기부여 약화, 주전들의 방심 등이다. 그러나 두산, NC 등 강타선을 보유한 팀들은 주전 위주의 경기운용을 하되, 적절히 백업을 중용, 모든 선수에게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시킨다.
KIA는 정반대였다. 각 포지션별 확실한 주전이 턱 없이 부족했다. 주전들의 경쟁력이 떨어졌다. 때문에 무한 경쟁을 통한 전력의 극대화가 필요했다. 김 감독 부임 후 KIA 야수들에겐 언제든 밀려날 수 있다는 위기감과 언제든 1군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공존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주전경쟁이 어느 정도 정리되고 라인업이 고정되면서 득점력이 폭발하고 있다. 김주찬, 이범호, 브렛 필, 서동욱, 나지완 등 주축 타자들이 부상 없이 꾸준히 뛰면서 최적의 조합을 구축했다. 여기에 신종길의 건강회복, 리빌딩의 기수 김호령, 강한울, 백용환 등의 안착으로 라인업의 안정감이 배가됐다. 이들은 꾸준히 경기에 나서면서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KIA 고정라인업이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마침내 대폭발했다.
▲팀 홈런 2위
특히 KIA 라인업에 돋보이는 게 홈런이다. 팀 홈런 97개로 106개의 SK에 이어 리그 2위다. 91개의 NC, 90개의 두산을 제쳤다. 지난해 KIA의 팀 홈런이 136개로 7위에 불과했던 걸 감안하면 상전벽해이자 환골탈태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두각을 드러낸 뒤 주전으로 선택된 자들이 심리적 안정감 속에서 대폭발한 증거다. 10일 잠실 두산전서는 김호령, 이범호, 브렛 필, 서동욱, 백용환이 각각 1개씩 5개의 홈런을 쳤다. 요즘 KIA 홈런은 상, 하위타선을 가리지 않고 터진다.
주전타자 5명이 1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렸다. 20홈런 타자는 없지만, 이범호(19개), 나지완(15개), 브렛 필(13개), 김주찬, 서동욱(이상 10개)이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 중이다. 이들은 3~7번 타자들이다. 상대 팀으로선 이들을 절대 쉽게 지나칠 수 없다. 심리적 압박감이 크다.
팀 홈런 1위 SK와 4위 두산도 10홈런 이상 기록한 타자가 5명이다. NC도 10홈런 이상 타자 4명을 보유했다. KIA가 이 팀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심지어 5홈런 이상 타자는 KIA가 7명(김주형 9개, 이홍구 7개)으로 SK(9명)에 이어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다. 두산은 6명, NC는 5명에 불과하다. KIA가 진정한 홈런타선으로 거듭났다.
김기태 감독은 "우리 타자들이 시즌 전부터 준비를 많이 했다"라고 뿌듯해했다. 박흥식 타격코치를 비롯한 타격 코치들의 공로 또한 인정했다. 실투를 놓치지 않는 타격, 타순에 관계 없이 노림수에 의한 풀스윙 대처 등이 돋보인다. 다만 지금의 타격감, 홈런에 대한 감각이 떨어졌을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관건이다.
KIA 타선이 1~2군 무한 경쟁시대를 사실상 마감했다. 최근 대폭발은 선택된 자들의 최적의 조합에 의한 효율성 극대화다. 라인업 곳곳에서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가 즐비하다. 팀 홈런 2위는 KIA 5강 다툼의 강력한 무기다.
[KIA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