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지난 4월 1일 개막한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가 7월 14일을 끝으로 전반기 일정을 모두 마쳤다. 전반기 어떤 선수가 깜짝 활약으로 야구판에 새 바람을 불어 넣었을까.
▲ 김문호-김재환-최승준: 내가 바로 대기만성형 깜짝 스타
대기만성(大器晩成). 큰 그릇은 늦게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전반기 KBO리그에도 비로소 늦게 만들어진 깜짝 스타 3명이 있었다. 먼저 롯데의 주전 좌익수 김문호가 그 첫 번째 주인공. 김문호는 전반기 78경기에 나서 타율 0.344(323타수 111안타) 5홈런 41타점 OPS 0.876을 기록했다. 타율은 리그 5위, 안타는 2위에 해당한다.
지난 2006년 데뷔 이래 무려 10년 만에 터진 잠재력이었다. 6월 10일까지 꿈의 4할 타율을 유지했고 같은 달 24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리그에서 가장 먼저 100안타를 때려낸 선수가 됐다. 덕수고 시절 전도유망한 좌타자로 이름을 날리던 김문호가 돌아온 순간이었다. 롯데는 그의 등장에 좌익수 고민 없이 전반기를 보낼 수 있었다. 생애 처음으로 올스타전에도 나가게 된 김문호의 후반기 활약 역시 기대가 모아진다.
두산의 거포로 도약한 김재환도 마찬가지의 케이스다. 김재환 역시 2008년 데뷔 이래 만년 유망주로 전락하고 있던 상황. 그러나 올해는 특유의 파워를 홈런으로 연결하는데 눈을 떴다. 전반기 타율 0.332 22홈런 장타율 0.660이 이를 입증한다. 홈런과 장타율 모두 에릭 테임즈(NC)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기록. 김재환은 이 기세를 이어 후반기 역대 3번째 잠실 홈런왕에 도전한다.
2006년에 데뷔한 최승준(SK)도 동산고와 LG 시절 힘이라면 어디서 꿀리지 않았다. 그러나 정작 1군에선 그 힘을 볼 수 없었다. 지난해까지 36경기 타율 0.164 2홈런의 초라한 성적을 남긴 채 FA 정상호(LG)의 보상선수로 SK 유니폼을 입은 최승준.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달랐다. 5월 중순부터 팬들이 기다렸던 거포의 위용을 뽐냈고 빠르게 리그 홈런 6위(19개)까지 도약했다. 최승준은 정경배 코치의 타격 지도를 변화의 비결로 꼽았다.
▲ 신재영-김상호: 낯선 1군 무대, 두려움은 없었다
사실상 신재영(넥센)은 전반기 KBO리그가 낳은 최고의 깜짝 스타다. 지난 2012년 NC에 입단한 신재영은 이듬해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 이적 후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마쳤다. 올해가 1군 첫 시즌이었으나 17경기 10승 3패 평균자책점 3.33이라는 리그 최정상급 투수의 활약을 펼쳤다. 그야말로 두려움은 없었다.
리그 평균자책점 3위, 다승 2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2위(1.22)에 빛나는 신재영의 장점은 적은 볼넷. 전반기 100이닝을 소화하며 허용한 볼넷은 단 9개에 불과했다. 사실상 볼넷이 없었다고 봐도 무방한 수치였다. 그의 공격적인 투구에 팬들은 환호했고 그 결과 나눔올스타 선발투수 부문 팬투표 1위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이제는 신재영의 신인왕 수상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루수 경쟁에 불을 지핀 김상호(롯데)도 깜짝 스타 반열에서 빼놓을 수 없다. 2012년 프로에 입문한 김상호는 2년 간 33경기 출장에 그친 뒤 상무에 입대했다. 사실상 올해가 주전으로 도약한 첫 시즌임에도 김상호는 두려움 없이 자기 스윙을 휘둘렀다. 전반기 성적은 55경기 타율 0.291 4홈런 31타점. 최근 페이스는 다소 주춤하지만 어쨌든 그의 등장은 젊은 1루수를 찾던 롯데에게 ‘가뭄의 단비’와 같았다.
▲ 채은성-전민수: 힘든 시절 극복한 진정한 깜짝 스타
오랜 무명 시절을 딛고 전반기 이름 석 자를 당당하게 알린 선수들도 있다. 채은성(LG)과 전민수(kt)가 그 주인공. 채은성은 2009년 육성선수로 LG에 입단한 뒤 5년의 시간을 거쳐 2014년 정식선수가 됐다. 양상문 감독의 눈에 띈 채은성은 자주 모습을 드러냈고 3년 차인 올해 붙박이 외야수로 자리매김했다. 전반기 팀 내 타율 3위(0.331), 타점 2위(56개)에 오르며 LG 리빌딩의 선두주자로 도약한 채은성이었다.
덕수고 시절 ‘이영민 타격상’에 빛나는 전민수는 2008년 우리 히어로즈에 입단한 뒤 다리, 어깨 부상 등을 이유로 2013년 방출의 아픔을 겪었다. 그를 다시 받아준 건 kt. 퓨처스리그 활약을 바탕으로 4월 16일 1군에 콜업된 전민수는 60경기 타율 0.302을 기록, 전반기 유한준, 김사연의 부상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 조범현 감독은 “(전)민수는 밥만 먹으면 방망이를 잡는다. 1군에서 버티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라고 그의 끊임없는 노력에 박수를 보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문호-김재환-최승준-전민수-채은성-김상호-신재영(첫 번째), 신재영(좌)과 김상호(우)(두 번째), 채은성(좌)과 전민수(우)(세 번째). 사진 = 마이데일리 DB, kt 위즈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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