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뮤지컬 ‘알타보이즈’의 구소영 연출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무더위를 시원하게 식혀주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처럼, 그는 막힘없는 언변으로 생애 첫 상업뮤지컬 단독 연출의 소감을 풀어나갔다.
“처음엔 거절했어요. 대본을 보니까 잘해봤자 본전이겠다 싶었죠. 너무 히트작인 데다 팬들의 기대감이 높았거든요. 또 초연 이후 10년이 지나서 업그레이드해야할 부분도 있었고요. 그렇지만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어요. 이 시대의 동시대성을 살리는 디자인을 입히기로 했죠.”
‘알타보이즈’는 콘서트형 뮤지컬이다. 다양한 개성을 지닌 5명의 배우가 신나는 노래와 현란한 춤으로 관객을 압도한다. 결핍과 치유의 이야기다. 라티노, 유대인, 게이, 뒷골목 건달, 평범한 아이는 각자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들은 서로를 받아들이면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한다. 이 과정에서 종교, 인종, 성, 사회, 인간적 소외를 다룬다. ‘틀림’과 ‘다름’을 깊게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2006년 초연 당시 공연 6주 만에 3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김무열, 주원, 송용진, 이창용, 한지상, 에녹 등 뮤지컬 스타를 배출시킨 등용문으로도 유명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뮤지컬 음악감독인 그는 1999년 창작뮤지컬 ‘명성황후’ 음악 조감독을 시작으로 ‘드라큘라’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한여름밤의 꿈’ ‘소나기’ ‘카르멘’ ‘달고나’ ‘라디오 스타’ ‘소리도둑’ ‘바람의 나라’ ‘파리의 연인’ ‘투모로우모닝’ ‘풍월주’ ‘명동로망스’까지 수많은 뮤지컬 음악감독을 도맡았다.
“음악감독 경험이 큰 도움이 됐어요. 음악과 연출의 유기적 결합을 시도할 수 있으니까요. 음악, 영상, 드라마가 한 눈에 보이니까 중간에서 조율할 수 있거든요. 편곡도 100% 바꿨어요. 케이팝을 만드는 음악인들을 참여시켜서 차별화를 꾀했죠.”
‘알타보이즈’는 소재가 종교적이다. 영혼을 탐지해서 전광판에 점수가 뜨는 설정이다. 자치 종교적 강요처럼 보일 수 있었다. 오리지널 각본과 음악을 많이 고칠 수 없지만, 원작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많이 바꿨다. 무대 전체를 LED 조명으로 채워 현대성을 가미했다. 가사의 90%를 새로 만들었고, 브로드웨이와는 노래 순서도 달리했다. 후안의 노래 초반에는 슬로우 버전으로 추가했다. 이전보다 설득력을 얻었다.
“많은 자극을 받았어요. 스태프와의 호흡이 잘 맞았죠. 무대, 영상, 조명, 음악의 각 파트가 수없이 많은 회의를 진행했죠. 놀라운 건 협업으로 새로운 작품이 탄생했다는 거예요. 처음 그렸던 그림보다 훨씬 더 업그레이드 됐어요. 라이선스 뮤지컬이라 한계는 있었지만, 새로 고치는 작업이 무척 재미있더라고요. 창작은 두근거리는 희열이예요.”
8월 7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
[사진 제공 = ‘알타보이즈’]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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