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배우 송일국은 계속해서 도전하고 있다. 배우의 길을 걷던 그는 앞서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 '삼둥이' 대한, 민국, 만세와의 일상을 공개하며 예능에 도전했다.
삼둥이 육아를 통해 대중과 더욱 친근해진 그의 다음 행보는 뮤지컬이었다. 지난 3월 종영된 KBS 1TV 드라마 '장영실'이 종영되고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도 하차하면서 잠시 휴식을 취할 것이라는 예상과 빗나간 행보였다. 뮤지컬배우라는 쉽지 않은 도전에 나섰다.
송일국이 뮤지컬배우로 출사표를 던진 작품은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오리지널 라이선스 뮤지컬 중 최초로 올해 20주년을 돌파, 흥행과 역사를 보유한 스테디셀러 뮤지컬이다. 성공과 사랑이라는 가장 보편적이며 열정적인 주제를 담았으며 배우의 꿈을 안고 브로드웨이로 건너온 코러스걸 페기소여가 뮤지컬스타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다. 극 중 송일국은 최고의 카리스마 연출가 줄리안 마쉬 역을 맡았다.
새로운 도전인 만큼 관객들은 물론 주위 사람들의 관심도 크다. 특히 송일국 공연은 주부들의 열렬한 지지가 이어지고 있다는 전언. 송일국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분명 자신의 장점, 어필하는 부분은 알고 있다. 그는 "물론 노래는 부족하지만 그래도 연기는 관객들 보기에 몰입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지 않나 싶다"며 "사실 내가 하는 역할은 크지 않다. '브로드웨이 42번가' 진짜 주인공들은 앙상블이다. 그 친구들이 더 잘 해보이도록 양념 역할을 한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뮤지컬을 하면서는 조연으로서 역할을 다 하려고 해요. 저는 제 공연을 매회 녹화해서 확인하고 있어요. 보면서 부족한 것들을 매번 고쳐나가고 있죠. 처음에 제 대사도 안 들렸는데 이제 조금씩 들리고 있대요. 그런식으로 묻히지 않으려고 발악하고 있어요.(웃음) 다들 워낙 잘 하시니까 처음엔 제가 안 보였다고 하더라고요. 발성도 먹고 대사도 안 들리고 한다고..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단 두곡이지만 노래에 대한 부담감은 크다. 노래를 해야 하는 2막 전 인터미션에서는 긴장이 되는 나머지 그 시간이 지옥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고.
그는 "대기실에 문 걸어잠그고 앉아서 계속 음악선생님이 가르쳐주신 것들을 연습한다"며 "사실 노련하지가 못해 공연 올리고 나니까 떨려서 노래가 안 나오더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브로드웨이 42번가'를 통해 자신의 새로운 면도 발견했다. "나도 웃길 수 있구나! 하하. 연습할 때 너무 썰렁해서 관객들이 안 웃을 줄 알았는데 웃어 주시니 뿌듯해요. 의외로 많이 웃음이 터져주시니 감사하기도 하고요."
시행착오도 있지만 분명 송일국은 '브로드웨이 42번가'를 통해 뮤지컬배우로서 성장하고 있다. 그의 모습을 지켜보는 주위 반응은 어떨까.
"아내는 첫 공연을 와서 봤어요. 삼둥이들은 아직 못 봤고요. 첫공연 보러 왔을 때 아내는 놀라더라고요. 모르고 왔는데 키스신이 있으니까 '나한테 저런 장면 없다고 했잖아. 이게 뭐야!' 했죠.(웃음) 그래도 걱정했던 것보단 잘 한다고 하더라고요. 지금도 물론 부족하지만 그동안 그래도 열심히 노력한 게 보인다고요. 워낙 저에 대한 기대치가 낮았던 사람이라.(웃음) 걱정했던 것보다 잘 했다고 했어요."
배우 선배인 어머니 김을동 역시 그의 곁에서 날카로운 지적과 따뜻한 조언을 해주는 존재. 송일국은 "어머니가 최근에 이종혁 씨가 어떻게 하는지 보고싶다고 이종혁 씨 공연을 보셨는데 확실히 뮤지컬을 해본 친구라 보고 배웠으면 좋겠다고 하셨다"고 말한 뒤 "저에 대해서는 신랄하게 비판하시고 갔다"며 웃었다.
도전을 거듭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는 세 아들 삼둥이들 반응이 궁금했다. 송일국은 "이제 아빠가 배우라는 걸 조금 알아가는 것 같다"며 "'아빠 뭐 하는 사람이야?' 하면 '장영실' 했는데 지금은 '줄리안 마쉬'라고 한다. 1년 전보다 달라진게 엄마의 일에 대해 조금씩 아는 것 같고 아빠가 하는 일도 느낌은 조금 아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송일국은 삼둥이가 뮤지컬을 하고 싶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자 "어머니는 나한테 무엇을 강요한적도 없고 늘 내가 뭘 하던 그냥 내가 하는 것에 대해 지지해주시고 하게 해주셨다"고 운을 뗐다.
"저는 원래 미대 가려고 하다가 안 돼서 연기를 했는데 그런 것들도 하고 싶은 거라면 계속 지원해주셨어요. 어머니가 제게 그러셨듯 제 아이들도 도둑질만 아니라면 하고 싶은 게 뭐가 됐던 좋아하는걸 하게 해주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도전하는 송일국에게 꿈의 무대 뮤지컬이 주는 의미를 물었다. "뮤지컬이라는 꿈의 무대에 진짜 얼떨결에 올랐어요. 사실 제가 안 나오는 장면에서는 무대 뒤에서 후배들을 보는데 너무 부럽더라고요. 춤추고 노래하고 신나게 하는 거 보면 너무 부러워요. 무대에서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게 희열이 크잖아요. 특히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정말 40대 전후 세대가 즐겁고 재밌게 볼 수 있는 작품이에요. 올 여름 행복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죠."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공연시간 150분. 오는 8월 28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문의 1544-1555
[송일국.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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