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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급물살을 탄 덕분에 극적으로 달성한 4회 연속 올림픽 출전. 이는 ‘금(金)물살’로도 이어질 수 있을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마린보이’ 박태환(27, 팀GMP)의 2016 리우올림픽 출전 여부는 결국 그린라이트가 됐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14일 박태환의 리우올림픽 출전을 최종적으로 승인했다.
지난 2004 아테네올림픽을 시작으로 리우올림픽까지 4회 연속 올림픽 출전을 달성했지만, 박태환의 3회 연속 올림픽 메달은 가시밭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태환은 이전의 올림픽과 달리 이중징계, 그에 따른 논란이 계속돼 올림픽에 매진할 수 없는 여건 속에 개인훈련을 해왔다. 스스로 꼽은 가장 아쉬운 부분 역시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마지막 전지훈련지 올랜도, 시차 단 1시간
박태환은 지난 17일 미국 올랜도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올랜도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박태환은 약 2주를 적응기로 뒀고,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중점을 둔 개인훈련을 이어왔다. 던컨 제임스 토드 호주 코치, 김동옥 웨이트 트레이너, 윤진성 트레이너 등으로 구성된 전담팀도 있다.
수영은 꾸준한 체중관리와 실전감각이 수반되어야 하는 종목이다. 박태환으로선 두 가지 항 목 가운데 실전감각이 특히 아쉬울 터. 박태환은 지난 2014년 금지약물인 네비도를 투여,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년 6개월 선수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지난 3월 징계가 만료되기 전까진 공식대회에 출전할 수 없는 신분이었다.
박태환은 올림픽서 개인 사상 첫 메달을 획득한 2008 베이징올림픽을 비롯해 2012 런던올림픽에 앞서 일본국제수영대회, 전국체전, 동아수영대회, 멜제이젝주니어인터내셔널 수영대회, 산타클라라 국제그랑프리대회 등 국내외에 걸쳐 다양한 대회에 출전하며 실전감각을 쌓아왔다. 이미지 트레이닝만으로는 쌓을 수 없는 자산이었다.
실제 박태환은 “이전 올림픽 때는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에 참가하며 자연스럽게 올림픽 준비까지 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공백기가 있었고, 선발전과 그랑프리만 나간 게 전부다. 실전감각이 부족한 건 사실”이라며 아쉬움을 삼켰다.
올림픽 전까지 더 이상의 대회는 없다. 현재의 컨디션을 꾸준히 유지해 올림픽에 초점을 맞춰 사이클을 끌어올리는 게 현실적 과제일 터. 박태환이 전지훈련지를 미국 올랜도로 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올림픽이 열리는 리우는 브라질에서 상파울로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도시지만, 브라질 내에서도 대서양에 인접한 끝자락에 위치해있다. 올랜도에서 상파울로를 경유해 리우로 건너가는 게 빠른 시일 내에 대회현장으로 가는 방법. 시차도 대한민국과 리우가 12시간에 달하는 반면, 올랜도와 리우는 1시간에 불과하다. 실전감각이 부족한 박태환이 그나마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용이한 전지훈련지가 올랜도였던 셈이다.
▲ 주종목은 400m…호주그랑프리 기록 단축할까?
박태환은 100m, 200m, 400m, 1500m 등 네 부문에서 A기준 기록을 통과했다. 더불어 모두 엔트리 신청을 한 만큼, 사실상 네 종목에 모두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박태환의 주종목은 200m, 400m다. 메달을 노린다면, 주종목에 보다 초점을 맞추는 게 박태환의 현실적인 목표이자 전략이 될 것이다. 특히 400m는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런던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3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달성하는데 있어 그나마 확률이 높은 종목이라는 의미다.
박태환은 런던올림픽 400m 결선에서 3분 42초 06에 터치패드를 찍었다. 지난 1일 호주수영그랑프리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에서 남긴 3분 51초 23과 비교하면 약 10초나 차이가 나는 기록이다.
예선이라 치부하기엔 아쉬움이 남는 기록이다. 박태환은 호주수영그랑프리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에서는 1분 49초 30을 기록했지만, 결선에서는 1분 50초 10으로 오히려 기록이 소폭 하락했다. 결선에서 반드시 예선보다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보장은 없는 셈이다.
물론 호주수영그랑프리는 박태환이 징계가 풀린 후 처음 출전한 국제대회였다. 세계적인 수영선수들과 실력을 겨룬 모처럼 만의 대회였고, 이를 통해 스스로 컨디션 조절을 위해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둬야 하는 지도 파악할 수 있었을 터.
결국 박태환이 동아대회와 호주수영그랑프리에 출전한 건 모두 리우올림픽을 위한 전초전이었다. 논란 끝에 올림픽무대에 서게 된 박태환은 건재를 과시, 일련의 논란들로 인해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까.
[박태환.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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