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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뷰티풀 마인드'의 장혁과 허준호의 진가를 단숨에 느끼고 싶다면 12회 엔딩을 추천한다.
지난 26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뷰티풀 마인드'(극본 김태희 연출 모완일 이재훈) 12회에서 이영오(장혁)가 의료사고의 피해자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날 이영오는 전두엽 장애가 오진이었으며, 아무런 이상이 없음에도 이건명(허준호)의 집요하고 지속적인 세뇌 속에 갇혀 살아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12회 말미 아버지 이건명을 찾아갔다.
이건명은 자신이 이영오를 교육했던 방 책상에 걸터앉아 술을 마시며 벽에 붙여 놓은 자료들을 보고 있었다. 그 역시 반사회적 인격 장애라는 진단이 오진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상황. 복잡한 표정으로 벽을 바라보던 이건명은 방으로 들어오는 이영오에게 시선을 돌렸다.
이영오는 "집에 오면서 생각을 많이 해봤어요. 도무지 답을 모르겠더군요. 아버지. 이럴 때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는 거예요? 생명을 구해준 구원자, 내 유일한 가족, 세상을 알려준 스승. 그런 아버지 당신이 사실은 날 괴물로 길러낸 진짜 괴물이었다는 걸 알게 됐을 때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는 건가요? 이런 어려운 감정 가르쳐 준 적이 없잖아요 아버지"라고 말했다.
이영오가 자신의 감정을 꾹꾹 눌러 담아 이건명에게 말하는 동안 이건명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단지 깊은 숨을 내쉬며 이영오를 바라볼 뿐이었다.
아무 대답도 듣지 못한 이영오는 벽에 빼곡히 붙어 있는 종이들을 떼어낸 후 "나는 이제 더 이상 당신의 실패작으로 살고 싶지가 않아"라며 분노했다.
이 신은 약 3분에 걸쳐 이어졌다. 격한 어투는 아니었지만 꾹꾹 눌러 담아 그 보다 더 폐부에 꽃히도록 이영오의 분노를 표현한 장혁, 이런 장혁을 바라보며 대사 한 마디 없이 앉아 있는 모습만으로도 주위를 짓누르는 존재감을 발휘한 허준호. 두 명품 배우가 만들어낸 3분은 숨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했다. 더불어 전체를 다 보지 않더라도 이 장면만으로 '뷰티풀 마인드'가 얼마나 보는 이들의 심장을 옭죄는 웰메이드 드라마인지 그 진가를 증명하기 충분했다.
['뷰티풀 마인드' 12회. 사진 = KBS 2TV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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