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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제가 나온 영화를 본 건데도 여전히 얼떨떨해요. 다시 정신을 차리고 봐야할 것 같아요. 처음 봤을 때는 너무 많이 울어서요. 덕혜가 그렇게 밟고 싶어했던 고국 땅을 밟았던 공항 장면에서, 정신까지 온전치 않았던 그녀의 삶의 애환과 슬픔이 컸던 모습이라 많이 울었네요."
손예진은 영화 '덕혜옹주'(감독 허진호 제작 호필름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에서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 역을 맡았다. 그에게는 타이틀롤 주연을 맡은 것이자, 첫 역사적 인물의 구현이었다.
"최근에 개봉했던 '비밀은 없다'도 해보지 않았던 강렬한 캐릭터였어요. 여러 지점에서. 변신하고 다른 모습들을 봐주셨던 것 같은데 한 달 사이에 묵직한 영화 '덕혜옹주'로 돌아왔는데 좋게 평가해주시는 것 같아서 정말 행복해요. 기자 분들의 반응이 어떨지 걱정이 많았는데 호평이 많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그는 영화화 되기 훨씬 이전, 원작 소설을 보고 깊은 감명을 느꼈다. 이어 운명처럼 그에게 '덕혜옹주' 시나리오가 주어졌고 촬영에 임했으며, 이제 오는 8월 3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시나리오는 원작 소설과는 또 달랐기 때문에 다큐멘터리나 일화들에 나오는 것들에 대해, 덕혜옹주가 디테일한 지점에 대해 보여주는 것들이 많았어요. 보온병에 얽힌 것들이나 결혼 장면 등 자칫하면 무겁고 지루해질 수 있는 지점에 대해 경계를 하면서 임했어요. 적은 예산으로 현실감있게 보여주자는 것보다는 상업영화로서의 감동과 재미, 비극성 등을 적절히 보여주는 것을 선택했어요."
그의 말처럼, '덕혜옹주'는 약 100억 원의 넘는 만만치 않은 예산이 투입된 작품으로 올 여름 극장가에 천만 영화 후보로 불리고 있는 작품이다. 16년차 여배우 손예진은 덕혜옹주를 어떻게 표현하려 했을까.
"정말 어려웠어요. 제가 이제까지 연기를 하면서 어떤 인물이라도 단순화 하고 싶지 않은 편이었거든요. 어떤 역할을 하든, 풍성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어요. 그 인물, 하나의 역할이지만 다른 방식의 여러 가지를 하나의 선을 정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 바람이었는데 너무 제약이 많더라고요. 시대가 정확하고 인물이 살다간 모든 것들이 사진으로 남아있다보니, 어떻게 접근하고 비극적인 면을 어떻게 표현할 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어요. 흔들리지만 흔들리지 않으려, 아팠지만 너무 아프지는 않으려고 했어요."
역사를 반영하는 영화는 '극'이라 하더라도 역사적 고증, 그리고 진실과 허구, 그리고 왜곡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손예진 또한 이 점에 대해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허진호 감독을 포함한 여러 제작진, 스태프들과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특히 덕혜옹주는 엄청난 업적을 남긴 인물이나 위인, 독립투사도 아닌 인물이었기에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었다.
"한 여인의 삶이 역사의 운명처럼 비극적이었다는 것, 촬영하면서 덕혜옹주가 실제로 망명 작전에 포함돼있었다면 어땠을까, 라고 생각하면서 임했던 것 같아요. 관객들이 보고싶은 모습도 분명히 영화 속에 담겼다고 생각하고요. 덕혜옹주가 갖고 있는 마지막 비극성을 보면서, 관객 분들에게 큰 울림이 됐으면 좋겠어요."
[손예진.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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