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패스 위주로 하려고 한다."
2015년 12월 2일이었다. 동부 윤호영은 모비스와의 홈 경기 도중 갑작스럽게 허리 부상으로 쓰러졌다. 장기결장이 예상됐지만, 그게 시즌 마지막 경기일 줄은 아무도 몰랐다. 윤호영은 농구공 대신 디스크 수술과 재활로 6~7개월을 보냈다.
윤호영이 24일 공식적으로 코트에 복귀했다. 모비스와의 프로아마최강전 1회전이었다. 28분47초간 12점 10리바운드 4어시스트 2블록으로 동부 승리를 이끌었다. 전성기와는 거리가 있었지만, 시즌 개막이 2개월 남은 걸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경기력이었다.
▲현주소
윤호영은 "1개월 전부터 연습경기에 나섰다.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영만 감독은 "연습경기서 20분 정도 뛰게 하고 있다. 조금씩 출전시간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전을 통해 서서히 경기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다.
여전히 허리 상태가 완벽하지는 않다. 때문에 지금은 조심스럽다. 윤호영은 "리바운드 과정에서 박스아웃을 할 때 상대가 부딪히면 힘을 주지 못한다. 그래서 공을 내준다"라고 했다. 적극적으로 몸 싸움을 하기는 어렵다. 사실 지금 무리하게 몸싸움에 가담할 이유는 전혀 없다. 아직 시즌은 2개월이 남아있다. 좀 더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에 몸싸움 강도를 높이면 된다.
이런 상황서 윤호영은 팀 공헌도를 높이기 위해 공격과 리바운드보다는 패스와 수비에 주력한다. 윤호영은 "의식적으로 패스 위주로 하려고 한다. 오늘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윤호영은 경기초반 슛 감각이 좋은 김태홍, 허웅, 두경민에게 찬스를 많이 만들어줬다. 패스 센스를 갖고 있기에 가능했다. 수비는 터프하게 하지는 못해도, 마크맨을 느슨하게 풀어주지는 않았다.
고무적인 건 윤호영이 경기 상황에 따라 자신의 역할을 변화시켰다는 점이다. 동부는 모비스전 막판 내용이 좋지 않았다. 전체적인 움직임이 줄어들면서 득점 찬스를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윤호영은 "(허)웅이가 대표팀에 있다 오늘 들어와서 호흡이 맞지 않았다"라고 했다. 승부처서 직접 돌파도 하고, 컷인에 의한 득점도 만들어냈다. 4쿼터 종료 1분41초전, 46초전 결정적인 득점을 올려 모비스 추격을 뿌리쳤다.
프로아마최강전은 결과보다 내용이 중요하다. 시즌 전 연습경기도 마찬가지. 윤호영이 이타적인 플레이를 하면서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고 장점을 살려주면서 자연스럽게 팀 조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윤호영의 이타적인 마인드는 시즌을 준비하는 동부로선 긍정적이다. 김 감독은 "윤호영은 몸이 좋지 않았음에도 제 몫을 했다"라고 평가했다.
▲앞날은
중요한 건 윤호영이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플레이 스타일을 어떻게 설정하느냐다. 경기 상황에 따라 적극적으로 공격에 임할 수 있다는 걸 확인시켜줬다. 다만, 시즌에 들어가면 외국선수가 뛰기 때문에 상황이 또 달라진다. 혹시 컨디션이 완벽히 올라오지 못할 경우 공격에 소극적인 스타일이 굳어질 위험성도 있다. 시즌에 돌입하면 지금보다도 더 적극적인 공격가담이 필요한 상황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
일전에 몇몇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윤호영의 저돌적인 골밑 공격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체력과 몸 상태의 문제가 있었겠지만, 수비와 리바운드에 치중하는 듯한 느낌이 있다"라고 했다. 윤호영의 이타적인 마인드는 좋다. 그러나 때로는 저돌적인 공격을 해야 상대 수비에 부담을 안긴다. 여전히 동부에서 윤호영은 매스매치를 많이 일으키는 카드다. 전력 구성상 윤호영의 공격 파괴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모비스전서 스스로 입증했다.
1차적으로는 허리 상태가 관건이다. 시즌에 맞춰 급하지 않게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한다. 적극적으로 공격을 하려고 해도 몸이 따라주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 그 다음으로는 모비스전 같은 의식 변화와 상황에 따른 디테일한 설정이 중요하다. 시즌 개막 후 몸 상태가 올라온 뒤에도 모비스전처럼 기민하게 플레이스타일을 변화시킨다면, 윤호영과 동부의 올 시즌은 기대해 볼만하다.
[윤호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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