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2015시즌 시작 전 우승 후보였던 SK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하지만 딱 하루였다. 5위를 기록, 가까스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섰지만 1차전에서 패하며 그것으로 가을야구는 끝났다.
올시즌에는 지난해보다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FA 선수들이 대거 다른 팀으로 옮겼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즌 중후반까지 4위를 기록, 선방했지만 '믿었던' 가을에 발등 찍혔다. 결국 6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SK의 한 시즌을 돌아본다.
▲ SK의 2016시즌
지난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이 대거 다른 팀으로 이적했다. 정우람은 한화로, 윤길현은 롯데로, 정상호는 LG로 향했다. 거포 군단으로의 변신을 시도했지만 최승준, 김동엽 등이 터진다는 보장은 없었다. 정의윤도 지난해 후반기 활약을 이어간다고 확신할 수 없었다.
'희망'이 '현실'이 된 부분도 적지 않다. 정의윤은 시즌 내내 4번 타자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으며 최승준은 6월 월간 MVP에 오르는 등 19홈런을 기록,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동엽도 가능성을 보였다. 부상에서 돌아온 박희수도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기대했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렇다고 기존 선수들이 아주 부진했던 것도 아니다. 최정은 시즌 초반 주춤했지만 후반기들어 스퍼트를 올리며 홈런왕을 예약했다. 김성현 또한 주전 2루수로 안착했으며 이재원도 비교적 무난하게 포수 풀타임 첫 시즌을 소화했다.
마운드가 완전히 무너진 것 역시 아니다. SK는 팀 평균자책점 4.87을 기록하며 NC, 두산에 이어 이 부문 3위에 올랐다. 정우람과 윤길현이 빠진 불펜을 보더라도 평균자책점 4.90으로 4위였다.
하지만 너무 큰 단점들이 시즌 내내 SK의 발목을 잡았다. 결정적인 순간 야수들은 실책을 연발했으며 득점권에는 너 나할 것 없이 침묵했다. 실책은 123개로 최다 3위, 득점권 타율은 최하위였다.
그리고 또 하나. 믿었던 가을이 배신했다. 한 때 SK는 '가을 DNA'라는 말을 만들어냈을 정도로 가을만 되면 강한 모습을 보였다. 어쨌든 지난해에도 가을에 힘을 내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올해도 이같은 일이 재현되는 듯 했다. 9월 4일부터 9일까지 6연승을 달리며 4위 자리를 탈환한 것. 6연승은 시즌 최다연승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긴 연패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는 대부분 생각하지 못했다. 6연승 직후 9연패를 당하며 급전직하했고 결국 5위 티켓마저 따내지 못하고 씁쓸히 시즌을 마치게 됐다.
▲ MVP : 최정
올시즌 시작 전 김용희 감독은 올시즌 키플레이어로 최정과 김강민을 꼽았다. 새로운 얼굴들의 등장도 중요하지만 기존 선수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뛰어줘야 한다는 것.
최정은 2014시즌 82경기, 2015시즌 81경기 출전에 그쳤다. 올해는 달랐다. 팀이 치른 144경기 중 141경기에 나왔다. 전반기에는 타율 .263 20홈런 51타점에 그쳤으며 득점권 타율은 .136(66타수 9안타)에 머물렀지만 후반기 들어 대반전을 이뤄냈다.
후반기는 말 그대로 맹활약이었다. 56경기에서 홈런 19방을 날렸다. 덕분에 생애 첫 30홈런을 넘어 40홈런을 기록했다. 후반기에는 득점권 타율 또한 .500(42타수 21안타)을 기록, 기대치를 100% 충족시켰다.
정의윤이 후반기들어 주춤한 상황에서 최정까지 전반기 부진을 이어갔다면 SK는 5강 경쟁에서 일찌감치 탈락했을 수도 있다. SK로서도 비록 팀 전체로 보면 웃지 못한 한 시즌이지만 팀을 대표하는 선수인 최정의 부활은 의미 있는 부분이었다.
[SK 선수들(첫 번째 사진), 최정(두 번째 사진).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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