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언제부턴가 LG 외국인투수 헨리 소사(31)의 모자에는 '16'이라는 번호와 'JF'라는 이니셜이 자리하고 있다.
바로 얼마 전 사고로 세상을 떠난 호세 페르난데스의 등번호이자 이니셜인 것이다. 1992년생인 페르난데스는 한창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에이스로 활약한 그는 젊은 나이에 메이저리그를 호령했지만 이제 더이상 그의 투구를 볼 수 없다.
페르난데스는 우리 곁을 떠났지만 소사의 모자를 통해 잠깐이나마 고인에 대한 기억을 더듬을 수 있었다. 소사는 그 모자를 쓰고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 승리투수가 됐다.
"운이 좋았다. 동료들이 많이 도와줘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는 소사는 "평소처럼 마음 편하게 던졌다. 몸쪽으로도 과감하게 승부했다"고 경기 소감을 남겼다.
소사가 페르난데스를 추모하게 된 동기가 궁금했다. 소사는 "페르난데스는 존경 받을 수 있는 선수다. 그를 기리는 마음으로 모자에 이니셜과 등번호를 새겼다"라고 그 이유를 말했다.
페르난데스와 특별한 인연이라도 있는 것일까. 소사는 페르난데스와의 인연이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고인과 직접적인 관계는 전혀 없다. 다만 나와 같은 라틴아메리카의 쿠바 출신인 선수라 추모를 하게 됐다"는 것이다.
소사는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이다. 또한 1985년생으로 페르난데스와 같은 세대라 하기도 어렵다. 아무런 인연은 없지만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었나보다. 그만큼 안타까움을 금하지 못한 소사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현재 포스트시즌에 임하는 각오도 매우 다부지다. "포스트시즌은 매 경기가 중요하다. 나가면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지려고 한다"는 소사는 "나는 팀이 원한다면 매일 등판할 준비가 돼있다"고 팀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정규시즌에서는 10승 9패 평균자책점 5.16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나 가을 잔치에서 만큼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 그리고 그 스타트는 성공적이었다.
[LG 선발투수 소사가 1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1차전 넥센- LG의 경기 4회말 2사 만루에서 넥센 임병욱을 삼진으로 처리한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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