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판도라'는 4년 전, 지금 정권의 시작이었을 때 쓰기 시작한 작품이었어요. 어떻게 보면 미친 짓이기도 했는데 해야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뒷일은 생각하지 않기로 했고 일단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었어요. 투자부터 안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다행이죠."
영화 '판도라'(배급 NEW)는 국내 최초로 원전 사고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 '연가시' 박정우 감독의 차기작이다. 김남길, 문정희, 김명민, 이경영, 김영애, 김주현, 강신일, 유승목, 김대명 등 많은 배우들이 원자력발전소 직원과 그 가족, 그리고 대통령과 총리 역할에 임했다.
'판도라'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법정 최고액인 7억 원을 모집하는 데에 성공했다. 민감할 수 있는 사회 현실을 꼬집는 내용 탓에 투자조차 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투자와 크라우드 펀딩이 성공적으로 이뤄졌고 150억 원을 들인 재난 블록버스터가 완성됐다.
"'판도라'는 처음부터 규모나 해야하는 이야기, 인물 구성들을 마음껏 하고 싶은 만큼 배치해서 의도한대로 진행해왔고 125억 정도 들었는데 감독 입장에서는 꽤 행복했어요. 영화 현장 모양새를 봤을 때는 감독으로서는 꽤 행복한 작업 현장이었죠. 다만 그게 나혼자 행복하고 끝나는게 아니라 모두가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어요. 물량이나 규모도 있지만 사람 사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정서적인 것들도 담아내고 싶었어요."
앞서 '연가시'를 준비하면서 쌓아둔 재난극에 대한 지식과 내용들이 '판도라'를 만나면서 더욱 쌓였다. 박정우 감독은 자료조사를 많이 한 것이 아까워서라도, '판도라'가 영화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책으로라도 낼 생각이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마치 투사의 마음으로 '판도라'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악의 경우에는 정권이 바뀌면 하라고 했어요. 그런데 투자 쪽에서는 지진이 실제로 나니까 '절묘하게 맞았네'가 아니라 겁이 났던 거였어요. 더 늦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했고요. 개봉을 하기로 결심을 하고 며칠 있다가 이런 사건(현 시국)이 일어나기도 했고요."
'판도라' 안에는 원전 사고 이후 빠르고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담겨있었지만 최종 개봉을 앞두고 대통령과 관련한 사건이 터져 내용을 축소, 편집했다. 이에 대해 박정우 감독의 솔직한 생각과 이유를 묻자 이 영화의 목적에 대해 언급했다.
"그런 대사를 편집해서 솎아낸 이유는 이 영화가 권력의 비리를 캐려는 의도가 아니라 원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원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필요충분조건으로 컨트롤타워가 등장할 수밖에 없었어요. 어찌됐든 이 영화는 4년 동안 숨겨놓은 자식처럼 어디에 말도 못하고 조용히 만든 영화인데 부디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박정우 감독.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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