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장현성, 올해 브라운관에서 '시그널'에 이어 '닥터스', '캐리어를 끄는 여자'까지 강렬한 악역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그런 그가 오랜만에 코미디물로 컴백했다. 라이브 코미디 영화 '커튼콜'에서 삼류 에로 극단 연출가 민기 역할로 변신했다.
장현성은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보통 작품이 시나리오만큼만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잖아요. 제가 보기에는 '커튼콜'은 대본보다 더욱 잘 나온 것 같아요"라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8일 개봉된 '커튼콜'은 라이브 코미디 영화다. 문 닫을 위기에 처한 삼류 에로 극단이 우여곡절 끝에 마지막 작품으로 정통 연극 '햄릿'을 선보이게 되고 이후 예상치 못한 위기와 돌발 상황을 겪으면서 좌충우돌 무대를 완성해간다는 내용이다. '커튼콜'은 연극 무대 안과 밖을 오가며 주인공들의 가슴 찡한 사연을 전한다. 마치 극장에서 연극 한 편을 관람한 듯한 신선함을 안기는 새 장르의 영화다.
"'커튼콜'의 시작은 다른 작품들하고 다를 바가 없었어요. 사실 3년 전쯤에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그때는 정중히 출연을 거절했어요. 아이디어가 무척 놀라웠지만 현실적으로 제작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았어요. 연극 무대 언어를 영상화한다는 게 어려워 보였죠. 그 뒤 1년 6개월쯤 지나서 다시 대본을 받았어요. 놀라울 정도로 좋게 바뀌었더라고요. 활자 하나 하나가 뭔가 현실 가능해 보였어요. 읽으면서 흥분이 되는데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 뒤 장현성은 곧바로 류훈 감독을 만났다. 첫 만남 자리에서부터 유난히 그와 잘 통했다고 한다.
"류훈 감독님은 저와 나이대가 비슷한데 여태까지 살아온 얘기, 우리들의 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그가 봉준호, 김지운 감독님도 아니고 저 역시 송강호 형처럼 어마어마한 자본을 모으는 스타가 아니지만 뭔가 관객들에게 진정성 있는 작품을 보여주고 싶다는 그런 열망은 컸어요."
특히 이번 작품엔 연극 배우들의 고단한 삶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어, 역할에 더욱 진심이 묻어났다. 민기는 한 때는 촉망 받는 연극 지망생이었지만 지금은 에로 연극을 무대에 올리며 간신히 생계를 유지해가고 있는 삼류 연출가. 하지만 마지막 무대에 '햄릿'을 올리기로 마음 먹으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되는 인물이다. 장현성 역시 연극배우 시절 생활고를 겪었다.
"민기 캐릭터는 자연인 장현성과 많이 맞닿아 있는 인물임이 틀림 없어요. 하루하루가 비록 고단하지만 일이 피곤한지는 모르는 사람이죠. 어떻게 지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절이 아름다웠다는 생각이 들어요. 늘 연극이라는 한 가지 생각을 하면서 살았어요."
자신과 닮은 역할을 소화하기란 오히려 쉽지 않았다. 배우들의 애환을 담았기에 장현성뿐만 아니라 출연진 모두 자칫 신파로 흐를 수 있다는 생각에 감정선을 조절하는데 애썼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파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었어요. 연기할 때 본인의 경험으로 많은 부분 알고 있다는 것으로 인해 조금씩은 아름답게 윤색하고 싶고 조금씩은 감정적으로 과장하고 싶고 그런 게 있어요. 저 개인적으로 경험했던 시간들이 가장 마지막까지 조심해야 했던 부분이었어요. 저희 모두 굉장히 사실적이지만 진실되게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출연진에 대한 애정도 특별했다. 장현성은 "극단원으로 나오는 배우 한 명 한 명이 이 영화의 주인공이다"고 말했다.
"저의 우상이자 자타공인 연극계 상징 전무송 선배님, 박철민부터 유지수, 이이경, 채서진, 고보결, 서호철, 장혁진 등 영화에 등장한 모두가 주인공으로 활약했어요. 저희는 정말 열심히 연습했고 꼼꼼하게 다져진 신들을 촬영하고 모든 게 화학적으로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제가 막연히 꿈꾸던 작품이 실제 눈앞에 딱 나타난 느낌이에요."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영화 '커튼콜' 포스터]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