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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한한령(한류 금지령)이 괴소문처럼 여겨지던 지난 7월부터 이를 부인할 수 없게 된 12월까지, 약 5개월 동안 한류는 중국의 높은 벽에 가로막혀 금한령의 힘을 실감케 했다. 이처럼 꽁꽁 얼어붙었던 중국 내 분위기가 다소 풀릴 분위기다.
살얼음판 같던 분위기에 실금이 가게 만든 건 바로 악동뮤지션. 지난 6일 중국의 상하이 문화광고영상관리국이 오는 22일 진행되는 악동뮤지션의 상하이 공연 신청을 허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상하이 문화국 홈페이지에서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중국 문화부에 따르면 지난 7월에는 2건, 8월에는 4건, 9월에는 3건의 한국 스타의 공연이 허가됐다. 하지만 한한령이 강화됐다고 알려진 지난 10월과 11월은 단 한 건도 승인받지 못했다. 두 달이라는 꽁꽁 언 공백을 악동뮤지션이 깬 것.
이에 한한령이 누그러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일고 있다. 중국의 보도에 따르면 드라마 ‘화랑’의 경우 중국 심의를 통과, 오는 19일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방송될 예정이다. 여기에 지난 2일에는 중국 최대 쇼핑몰에서 일명 ‘이종석 스타폰’이 판매되기 시작돼 한한령 완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중국 내 분위기도 다소 온화해졌다. 이달부터 한국 연예인의 팬미팅이나 콘서트 등 공연에 대한 심의가 많이 통과될 것이며 내년 3월 진행될 엑소와 방탄소년단의 콘서트도 심의를 통과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여기에 비와 빅토리아가 출연한 중국 드라마 ‘팔월미앙’의 경우, 이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 왕쯔지엔이 지난 4일 출연한 동방위성TV 프로그램에서 “동방위성TV에서 방영한 드라마는 퀄리티가 다 좋아요. 예를 들어, 내년 여름 방영될 ‘팔월미앙’도 그렇고”라는 말을 했다고 알려져 팬들의 기대를 높였다. 뿐만 아니라 이종석이 출연한 중국 드라마 ‘비취연인’도 중국에서 내년 1월 방영될 것이라는 입소문을 타는 중이며, 장태유 감독이 연출한 중국 드라마 ‘하지미지’의 음악을 맡은 홍콩 작곡가의 경우 자신의 웨이보에 “여러분도 내년 여름 ‘히지미지’에서 나오는 음악을 좋아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밝혀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이와 반대되는 경우도 있다. 악동뮤지션 심의 통과 소식이 전해진지 불과 하루 뒤인 지난 7일, 엑소 측은 17일 예정됐던 중국 난징 콘서트가 잠정 연기됐다고 전했다. 주최측에서 일정 변경 요청이 있었다는 것. 또 한국과 중국이 공동 제작한 드라마 ‘사임당’의 경우 지난 7월 제출한 심의가 아직 통과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재심의 결과도 아직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 외에도 한국 배우가 출연하거나 한국 스태프들이 참여한 다수의 드라마들도 심의 통과를 무기한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중국 내 다소 경직된 분위기가 풀리기는 했어도 아직까지는 모든 한류스타, 한류콘텐츠에 대한 규제가 풀린 것은 아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중국이 한류 길들이기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도 일고 있다.
종잡을 수 없는 중국의 행보는 내년 더욱 유심히 지켜봐야할 전망이다. 사드 배치 발표만으로도 한류 콘텐츠를 꼼짝 못하게 만든 중국이 사드가 배치된 후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그 파장을 예측해보고 중국 내 한류의 살 길을 모색해야 하기 때문.
반면 중국에서는 최근 한한령이 중국 문화 산업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목소리가 일고 있고, 한국과 손잡은 중국 내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한류 콘텐츠를 향한 중국의 수요 역시 여전하다는 호소가 계속되고 있어 중국이 향후 한한령과 관련해 어떠한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악동뮤지션, ‘화랑’ 포스터, 이종석(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화랑문화산업전문회사·오보이프로젝트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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