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
[마이데일리 = 장은상 기자] 패배에도 얻은 소득은 큰 경기였다.
최두호(부산 팀 매드/사랑모아통증의학과)는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에어캐나다센터에서 열린 UFC 206 컵 스완슨(미국)과의 페더급 매치에서 3라운드 심판전원일치 판정패를 당했다.
UFC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던 최두호는 쓰라린 첫 패배를 맛봤다. 그러나 빛나는 패배였다. 지금까지 거둔 UFC 3연승만큼이나 이번 경기가 가져다 준 파급효과는 컸다.
▲ 3라운드 혈전, 버티는 ‘맷집’
랭킹 4위 스완슨을 상대로 최두호는 3라운드까지 가는 혈전을 벌였다. 항상 1라운드 빠른 시간에 승부를 봤던 최두호였기 때문에 그의 장기전을 우려하는 주변의 시선은 항상 존재했다.
그러나 이번 승부서 이런 우려는 단번에 사라졌다. 최두호는 3라운드까지 스완슨에게 연신 큰 펀치를 허용했지만 단 한 번도 쓰러지지 않았다. 그로기 상태에 빠지더라도 케이지에서 버티며 끝까지 반격을 노렸다.
한 마디로 버티는 ‘맷집’이 나쁘지 않았다. 빠른 승부가 아니어도 뒤에서 승부를 낼 수 있다는 기량을 직접 보였다. 향후 좀 더 효율적인 방어와 경기 운영미만 갖춘다면 패배를 충분히 딛고 일어설 수 있는 모습이었다.
▲ UFC 206, 더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
뜨거운 기립박수와 함께 연호되던 “두호 초이”는 이번 UFC 206 무대 최고의 하이라이트였다.
넘버링 무대는 수많은 메인카드가 집중되는 만큼 종합격투기 팬들의 관심도 높은 무대다. 이런 집중도 높은 대회서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를 차지했다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다. 최두호라는 이름 세 글자를 전 세계에 톡톡히 알린 것이다.
UFC 해설위원 조 로건은 이날 매우 이례적으로 메인이벤트도 아닌 경기의 패자에게 인터뷰를 청했다. 이는 얼마나 승부가 치열했고 또 명경기였는지를 입증하는 모습이다.
최두호는 인터뷰에서 “사실 멋진 인터뷰를 준비했다. 이길 줄 알았는데...(졌다) 지니까 이런 기분이다. 다음에는 두 번 다시지지 않겠다”며 굳은 의지를 보였다. 통역을 통해 최두호의 인터뷰가 장내 전달되는 순간, 에어캐나다센터는 다시 한 번 함성으로 크게 요동쳤다.
최상의 결과는 아니었다. 그러나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다. 이제 최두호는 다시 일어서기 위해 준비한다. 첫 패배는 더 높이 뛰기 위한 발판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최두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장은상 기자 silverup@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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