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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우리은행과 삼성생명 모두 고민이 있다.
챔피언결정 1차전이 끝났다. 예상대로 우리은행이 이겼다. 그러나 삼성생명도 플레이오프 이후 짧은 기간에 준비를 많이 했다. 잘 싸웠다. 덕분에 챔피언결정전다운 긴장감이 조성됐다. 수준 있는 경기였다.
먼저 1승을 챙긴 우리은행은 우리은행대로, 1승을 내주고 시작한 삼성생명도 삼성생명대로 고민을 남겼다. 두 팀의 고민은 곧 상대의 강점이자 시스템의 핵심이다. 고민을 어떻게 접근하고 해결하느냐에 따라 챔피언결정전의 향방이 달라진다.
위성우 감독은 "토마스와 김한별에게 너무 많은 점수를 내줬다. 국내선수들 득점을 막았지만, 토마스와 김한별 수비를 잘 한 게 아니었다"라고 했다. 토마스와 김한별은 각각 21점, 22점을 올렸다. 삼성생명 전체 득점(64점)의 절반 이상이었다.
우리은행은 토마스를 존쿠엘 존스와 모니크 커리, 김한별을 홍보람과 이선화 등이 막았다. 별 다른 변칙은 없었다. 그런데 두 사람은 1대1로 제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토마스의 얼리오펜스 전개능력과 날카로운 골밑 돌파, 힘이 좋은 김한별의 순간적인 방향전환과 외곽슛을 수비수가 정상적으로 제어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위 감독이 2차전서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관심사다. 다른 국내선수들의 외곽을 열어두면서 극단적으로 막거나, 팀 디펜스로 봉쇄할 수도 있다. 관심이 가는 건 존 디펜스 트랩 프레스(이하 존 프레스)다. 올 시즌 비중이 줄었다고 해도, 여전히 우리은행 주요 필살기다.
위 감독은 1차전에 존 프레스를 사용하지 않았다. 위 감독은 "말 못할 사정이 있다"라고 했다. 김한별과 토마스의 개인돌파로 존 프레스가 해체될 수 있다고 판단했거나, 삼성생명 패스게임 자체의 완성도가 높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존 프레스는 탁월한 개인기를 가진 공격수의 개인능력과 정교한 패스게임에 해체될 수 있다. 실제 삼성생명은 시즌 막판, KB와의 플레이오프서 조직적인 패스게임이 돋보였다. 특히 김한별과 토마스로 이어지는 연계플레이는 KB는 물론, 우리은행도 1차전서 고전했다.
하프코트 부근에서 존 프레스가 통하면 우리은행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삼성생명 시스템상 토마스와 김한별이 막히면 주도적으로 공격할 선수가 많지 않다. 박하나 배혜윤 등은 큰 경기 경험이 적은 약점이 있다. 반대로 존 프레스가 효과를 보지 못하면 손쉬운 점수를 내주면서 삼성생명 국내선수들을 모두 살려줄 수 있다. 위 감독은 "1차전에 다 보여주지 않았다"라고 했다.
삼성생명은 1차전에 토마스가 존스를 상대로 맨투맨을 했다. 임근배 감독은 "우리은행은 트랩 수비 대처능력이 좋다. 1대1로 막는 게 낫다"라고 했다. 삼성생명은 존스에게 1대1 매치업을 하면서 박혜진 임영희 최은실 등의 외곽을 막는 데 주력했다. 확실하게 스위치를 하면서, 존스에게 미스매치가 될 때 도움수바를 시도했다. 다만, 원활하지 않을 때도 있었다. 1차전 막판 3점차 추격 이후 임영희에게 3점포를 맞을 때 스위치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체력적 어려움이 있었다는 뜻이다.
삼성생명의 고민은 우리은행보다 크다. 존스의 골밑 공격과 리바운드, 우리은행 국내선수들의 외곽 공격을 동시에 최소화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존스는 1차전에 21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냈다. 골밑에서 자리를 빼앗기면 어쩔 수 없이 실점했다. 그리고 승부처서 임영희와 박혜진의 득점이 터졌다. 삼성생명은 우리은행의 패스게임과 2대2에서 파생되는 국내선수들의 중, 장거리포를 끝내 막지 못했다.
임 감독은 2차전 플랜 수립이 고민스러울 것이다. 존스를 1대1로 막으면서 우리은행 외곽득점 자체를 봉쇄하는 전략은 옳았다. 그러나 한계도 분명했다. 그래도 그는 "나는 우리은행을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도 우리은행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경기에 임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수비에서 한계가 있다면 공격에서 만회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삼성생명은 1차전에 외곽포가 거의 침묵했다. 우리은행은 슛이 부정확한 토마스를 새깅디펜스로 막고 골밑의 배혜윤을 좀 더 견제했다. 이때 배혜윤의 볼 처리가 매끄럽지는 않았다. 미스매치에서 확실하게 점수를 만들어내지도 못했다. 외곽슛이 터지면 골밑에 공간이 생기면서 토마스와 배혜윤도 동시에 살아날 수 있다.
또 하나. 삼성생명은 우리은행보다 가용인력이 적다. 1차전에 단 7명만 기용했다. 백업멤버의 양과 질에서 우리은행에 밀린다. 특히 존스를 막는 과정에서 토마스의 체력 부담이 엄청났다. 시즌 막판 가세한 앰버 해리스는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다. 절체절명의 승부가 이어지는 챔프전 출전이 쉽지는 않다.
결국 삼성생명은 시스템상 시간이 흐를수록 토마스나 김한별이 지칠 가능성이 크다. 팀 공격과 수비 조직력이 동시에 무너질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임 감독은 "할 수 없지 않나. 40분 내내 뛸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뾰족한 방법이 없다. 그래서 1차전 승리가 간절했다. 삼성생명은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
우리은행과 삼성생명은 2차전서 어떻게 고민을 풀어나갈까. 삼성생명의 고민이 좀 더 크다.
[챔피언결정1차전 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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