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궁극적 목표는 한국야구 체질개선이다.
올 시즌 KBO리그 최대화두는 스트라이크존이다. KBO 심판진은 올 시즌부터 스트라이크존을 후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물론 KBO는 직접적으로 스트라이크존 확대를 언급하지는 않는다. 야구규칙에 있는 그대로 보겠다는 입장이다. 시범경기부터 그렇게 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사실상 스트라이크존 확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시범경기 기간 감독과 선수 대부분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졌다"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작은 표본이지만, 결과물도 있다. KBO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시범경기 리그 타율이 지난해 0.270서 올해 0.266으로, 리그 평균자책점이 4.72서 4.40으로 떨어졌다.
▲왜 S존 확대인가
일단 KBO 야구규칙에 명시된 스트라이크존을 보자. 타자의 어깨 윗부분과 바지 윗부분 중간 점부터 무릎 아랫 부분이다. 기본적으로 투수의 투구가 이 범위 내에서 홈플레이트를 통과하면 스트라이크다.
그러나 심판들도 사람이라 이 규칙이 엄격하게 지켜지지는 못했다. 개인별로 약간의 차이는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심판들은 방송사가 그래픽으로 설정한 스트라이크존을 의식하거나 좀 더 엄격하게 판정을 내리려는 마음에 스트라이크존을 좁게 봤다. 확실히 KBO는 메이저리그에 비해 하이볼 스트라이크 판정이 박했다.
KBO 타자들은 좁은 스트라이크존에 익숙해졌다. 무더기로 3할 이상을 때렸다. KBO리그는 수년간 타고투저다. 그 자체로 나쁜 건 아니지만, 일부 3할대 초반 타자들의 타율은 거품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달 초 WBC서 한국타자들이 메이저리그, 마이너리그 투수들의 넓은 존에 적응하지 못한 게 1라운드 탈락의 원인 중 하나였다는 지적도 있다. KBO 특유의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하지 못한 투수들의 성장도 더뎠다. 결국 지나친 타고투저가 스피드업을 저해하고, 국제경쟁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다. WBC 부진까지 이어지면서 KBO도 결단을 내린 모양새다.
과거에도 심판들이 시범경기서 스트라이크존을 넓힌 이후 정규시즌에 많은 경기를 소화하면서 자연스럽게 존이 좁아진 경우가 있었다. 습관이 쉽게 바뀌기가 힘들다는 지적이다. 한 지도자는 "예전에도 시범경기는 정규시즌보다 스트라이크존이 넓게 적용됐다. 정규시즌에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면서도 "이번에는 KBO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느낌도 받는다"라고 했다.
▲궁극적 목적은 체질개선
스트라이크존 확대로 기대되는 효과는 1차적으로 KBO리그 스피드업이다. 리그 흥행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투수들의 기록이 조금 더 좋아지고, 타자들의 기록이 조금 더 내려가면 경기시간이 줄어들 가능성은 상당히 크다. 아무래도 방송사 시청률 등 각종 야구관련 산업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타고투저의 완화가 한국야구의 체질개선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타자들은 그만큼 엄격해진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 기술을 연마하고, 투수들은 좀 더 자신감을 갖고 KBO리그에 적응할 수 있다.
KBO리그는 수년째 대형타자보다 대형투수 등장에 목 마르다. 대형투수들이 나와야 대형타자들과 건설적인 라이벌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팬들의 흥미를 돋우고, 국제경쟁력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결국 스트라이크 존 확대에 의한 리그 흥행, 국제경쟁력 개선은 따로 떼어낼 수 없는 부분이다. 한국야구 체질개선으로 이어지는 핵심적 변화다.
스트라이크 존 확대. 2017년 KBO리그는 훗날 한국야구 역사에서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일단 시범경기서는 긍정적 조짐이 보였다. 정규시즌으로 이어져야 한다. KBO리그 모든 구성원의 변화와 노력이 필요하다.
[잠실야구장 경기모습.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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