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말 그대로 4인 4색이다.
지난 시즌 종료 후 10개 구단 중 4개 구단 감독이 바뀌었다. 넥센을 이끌었던 염경엽 감독과 SK를 이끌었던 김용희 감독, 삼성 사령탑이던 류중일 감독과 kt 창단 감독인 조범현 감독이 팀을 떠났다.
빈 네 자리를 다른 4명이 메웠다. 넥센 장정석 감독과 SK 트레이 힐만 감독, 삼성 김한수 감독과 kt 김진욱 감독이 그 주인공. 이들의 공통점은 '신임 감독'이라는 점 뿐이다. 너무나 다른 과정을 거쳐 한 팀의 사령탑 자리에 올랐다.
▲ 운영팀장-메이저리그 벤치코치-원팀맨 코치-해설위원
올시즌부터 넥센 선수단을 이끄는 장정석 감독은 단 한 번의 코치 경력도 없다. 1군 매니저를 시작으로 운영팀장까지 줄곧 구단 프런트직에 있었다. 누구보다 넥센 선수들을 잘 알지만 단 한 번의 지도자 경력도 없이 감독 자리에 오르는 것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흔한 일이 아니다.
힐만 감독도 특이한 이력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힐만 감독은 1987년 선수 생활을 마감한 뒤 1990년부터 마이너리그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나이 27살이었다.
이후 뉴욕 양키스 산하 하위싱글A-싱글A-상위싱글A-더블A-트리플A팀 감독을 차례로 거친 힐만은 2003년부터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 사령탑 자리에 올랐다. 2006년에는 팀을 재팬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러한 경력 속 2008년 메이저리그에 '역수입'됐다. 2008년부터 2010년 중반까지 캔자스시티 로열스 감독을 맡았다.
이후에도 힐만의 지도자 경력은 이어졌다. LA 다저스에서 돈 매팅리 감독을 보좌하는 벤치 코치 역할을 했으며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같은 역할을 수행했다. 올시즌부터 SK 지휘봉을 잡으며 '메이저리그-일본 프로야구-KBO리그' 감독을 모두 맡은 첫 번째 인물이 됐다.
류중일 감독의 바통을 이어 받은 김한수 감독의 경우 감독이 되는 코스를 착실히 밟았다. 김한수 감독은 1994년 삼성 입단 뒤 선수와 코치 생활을 한 팀에서만 한 '원팀맨'이다. 코치 시절부터 감독감으로 평가 받은 끝에 올해부터 '김한수 감독'이 됐다.
예전이라면 이러한 경력이 돋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올해는 다른 3명의 경력이 워낙 특이해 평범함이 특별하게 보인다.
김진욱 감독은 두산 감독 부임 때도 관심을 모았다. 당시 고등학교 감독 경력과 프로에서 짧은 투수코치 경력이 전부였기 때문.
두산을 나오는 과정도 드라마틱했다. 2013년 한국시리즈에서 3승 1패로 앞서며 우승을 눈 앞에 뒀지만 이후 3연패, 준우승에 만족한 것. 이후 준우승팀 감독임에도 구단으로부터 경질됐다.
이후 김진욱 감독은 해설위원으로 변신했다. 김 감독은 임용수 캐스터와 찰떡호흡을 자랑하며 야구팬들이 선호하는 해설위원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지난 시즌 종료 후 현장으로 복귀했다.
가지각색 경력 속 KBO리그 사령탑을 처음 맡은 인물도 3명이다. 이들이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올시즌 KBO리그 판도 역시 요동칠 수 있다. '야구는 선수가 한다'고 하지만 올해는 새로운 사령탑의 일거수 일투족도 KBO리그 보는 재미를 더한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SK 트레이 힐만 감독, 넥센 장정석 감독, kt 김진욱 감독, 삼성 김한수 감독.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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