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배우 김민석은 순식간에 많은 변화를 겪었다. KBS 2TV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 연출 이응복)에 이어 SBS ‘닥터스’(극본 하명희 연출 오충환), SBS ‘피고인’(극본 최수진 최창환 연출 조영광)까지 흥행하며 ‘흥행요정’이라는 별명이 생겼을 정도니 인기 상승도 당연하다.
드라마 뿐만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김민석의 인지도는 높아졌다. 자연스레 부담감도 생기지 않을까? 그러나 김민석은 “부담감은 없다”고 답했다.
사실 어느 순간 관계자들이 생각해야 할 시청률, 흥행 등을 신경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긴 했지만 그 순간부터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어느 순간 아차 싶었어요. ‘큰일났네’ 했죠. 갑자기 제가 흥행을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게된 그 순간 아차 싶었어요. 그냥 예전처럼 내가 관심이 가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고 내가 좋아하는 선배가 있는 곳에 가서 또 배움의 길을 닦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상한 생각 하지 말자’ 하고 다시 털어 버렸죠. 그래서 부담감은 앞으로도 없을 것 같아요.”
김민석은 ‘태양의 후예’(이하 ‘태후’) 이후에 대해 “나는 똑같은 사람이고 달라진 게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러나 이내 “근데 ‘태후’ 이후 소박하고 열심히 사는 청년으로 보여지는 이미지가 싫더라”고 속내를 고백했다.
“나는 화내고 욕도 할 줄 알고 성질도 더러울 땐 더럽고 그런 사람인데 대중 관심 속에 있다 보니 정해진 이미지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게 너무 부담스러웠어요. 그럴 때일수록 더 소리내서 나대로 살려고 노력하죠. 예능에서도 더 솔직하게 해요. 그런데도 막상 방송에서는 다르게 나오더라고요. 나쁜 말도 안할 것 같고 겸손해 보이고.. 사실 전 자신감이 넘치는 스타일이에요. 그러다 보니 혼란스러웠어요. 주변에서도 ‘왜 그랬냐. 너 그런 사람 아니잖아’라고 할 정도거든요. 내 모습 중에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런 부분만 비춰지는 것들도 좀 그래요. 내 진짜 모습을 알면 사람들이 별로 안 좋아해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김민석의 이 같은 고민은 당연하다. 5년간 연기를 했지만 최근 1~2년 사이 갑자기 주목 받게 된 탓에 아직 본인 스스로도 정리되지 않은 것이 많다. 연기적으로도 계속 찾고 배우는 과정이기 때문에 끝없이 연기에 파고들려 한다. 단, 진짜 ‘나’의 모습은 잃지 않으면서도 자신에게 엄격하려 한다.
“사실 한 번에 잃는 사람들을 많이 보다 보니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라는 생각도 들어요. 그래서 더 행동을 조심하죠. 물론 길거리에서 사람들이랑 싸울 수도 있고 불이익을 당해서 욕하고 싸울 수 있고 자유롭게 친구들과 술, 담배 할 수는 있어요. 하지만 사회적 물의는 일으키지 말자고 다짐해요. 연예뉴스엔 나와도 사회뉴스엔 나오지 말자가 신념이거든요.”
자유와 절제 사이에서 고민하다 보니 김민석을 얕게 만난 사람들은 쓴소리를 하며 오지랖을 부리기도 한다. 이에 대해 김민석은 “이 말은 꼭 하고 싶다. 내가 변하는 것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굉장히 서운하다”며 솔직한 모습을 보였다.
“제가 어릴 때 가난했다고 평생 라면만 먹어야 하는 건 아니지 않나요? ‘어릴 땐 뭐 하고 다녔는데’ 이런 말들을 하는 게 전 이상하다고 생각해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을 나는 누구보다도 챙겨요. 자기가 그런 사람이 되지 못한 것에 대한 얘기를 들을 때마다 속상해요. 스트레스 받지만 굴하지 않고 살아가려 해요. 할머니랑 같이 어렵게 살았던 걸 아는 사람들은 그런 말 안하죠. 전 이제 돈 벌었으니 못했던 것들 하려 해요. 할머니한테도 더 잘 해드리려 하고요.”
김민석은 화끈하고 당당했다. 이제 ‘연기’라는 한 우물을 파기로 결심했고, 연기의 맛을 알아가고 있는 만큼 주위 시선을 신경 쓸 겨를이 없다.
“가수는 이제 안 할 생각이에요. 노래 잘 하는 사람들은 타고난 것 같은데 전 아니라는 걸 느꼈거든요. 물론 OST 정도는 참여할 수 있어요. 하지만 앨범을 내는 일은 없을 것 같아요. 노래와 다르게 연기는 내가 설 수 있는 자리가 어디든 있긴 한 것 같아요. 메이커가 되냐 안 되냐 차이죠. 평생을 할 건데 이후 생각은 안 해요. 그런 걸 하는 사람이 아니에요.(웃음) ‘오늘 당장 뭐 먹지?’, ‘내일 당장 뭐 하지?’를 생각하는 사람이라 미래를 생각하면 병이 올 것 같아요. 오늘 하고 싶은 것, 내일 하고 싶은 것을 해야지 모레까지는 생각 안해요.”
어느 정도 주목을 받고 연기 재미를 얻게 되니 배우로서 책임감도 생겼다. “내가 자유로운 사람이지만 보여지는 직업이다보니 사람들이 따라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좋은 자유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엄청난 책임감이 드는 직업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정말 모험적이었어요. 근데 요즘엔 안 그런 것 같아요. 김래원 형도 최근에 ‘네가 너무 요즘 연예인이 돼서 불타는 청춘을 너무 숨기고 사는 것 같아. 네 나이 때는 더 나와서 눈치 안 보고 놀아야돼’라고 하시더라고요. 형이 얘기하니까 뜨끔했죠. 진짜 요즘 행동 반경도 좁아졌거든요. 다시 세상 밖으로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근데 또 그러다 보니 연기가 재밌어지는 것도 있어요. 연기는 많은 사람들이랑 만나고 멀리 나와 할 수 있잖아요. 지금은 일할 때이니 더 열심히 해야죠.”
[배우 김민석.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