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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이후광 기자] "그 동안 많은 민폐를 끼쳤다."
지난 25일 오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우리가 알던 류현진(LA 다저스)이 돌아왔듯이, 저녁 부산 사직구장에서는 우리가 알던 송승준(롯데 자이언츠)이 돌아왔다.
송승준은 25일 사직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3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5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에 성공했다. 이는 지난해 4월 9일 사직 삼성전 이후 무려 381일 만에 거둔 선발승이었다.
송승준은 이날 총 투구수는 80개. 스트라이크(55개)와 볼(25개)의 이상적인 조합 속에 직구,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 등을 구사했다. 특히 결정구로 사용한 포크볼의 구위가 빛났다. 이날 5탈삼진은 모두 포크볼이 만들어낸 헛스윙 삼진이었다.
경기 후 1루 더그아웃에서 만난 송승준은 381일만의 선발승을 축하한다는 말에 “그렇게 오래됐어요?”라고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이어 “투구수를 80개 정도로 가져간다는 말을 듣고 피해가면 일찍 마운드에서 내려올 것이라는 생각에 공격적으로 던졌다. 강민호의 리드도 안정적이었고 수비의 도움도 컸다. 매 이닝 투구수를 최소화한다는 생각으로 던졌다”라고 이날 호투의 비결을 전했다.
포크볼의 위력에 대해선 “직구를 던질 때 손에서 공이 눌리는 느낌이 들어서 포크볼도 덩달아 좋았다. 또한 직구 위주의 패턴 속에서 포크볼을 땅바닥으로 향하게 던지니 효과가 컸다”라며 “사실 포크볼을 크게 의식하진 않았다. 5탈삼진에서 포크볼이 모두 결정구인 것도 처음 알았다”라고 말했다.
송승준에게 최근 2년은 애증의 시간이었다. 2015년 말 4년 40억 원의 FA 계약을 통해 친정팀 롯데에 잔류했지만 계약 첫 해였던 2016시즌 10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8.71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지난해 10월에는 우측 팔꿈치 뼛조각 제거 관절경 수술을 받으며 아쉽게 한해를 마무리해야했다.
송승준은 “그 동안 팀에 민폐를 너무 많이 끼쳤다. 지금 처해진 상황에서 어떻게든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오늘(25일)처럼 구멍이 나면 내가 그 자리를 메우고, 감독님이 정해주시는 보직에 맞게 최선을 다하는 게 내 역할이다”라고 ‘팀퍼스트’ 정신을 내세웠다.
송승준은 그러면서 “그 동안 못 던진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지만, 몸이 아파서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한 건 너무 아쉬웠다. 오늘은 마운드에서 첫 공을 던졌는데 몸이 아프지 않아 좋았다”라고 건강한 팔꿈치 상태를 전했다.
송승준은 끝으로 “6회 마지막 아웃카운트 1개가 아쉬웠지만 아쉬움이 있기에 다음 경기가 더 기대되는 것이다. 앞으로도 어떤 상황에서든지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겠다”라는 각오를 다졌다. 부활투를 선보인 송승준이 올 시즌 그 간의 아쉬움을 모두 털어낼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송승준.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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