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KGC인삼공사와 삼성이 치르는 챔피언결정전이 열기를 더하고 있다. 우승팀 못지않게 챔프전 MVP 역시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안양 KGC인삼공사와 삼성은 2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2016-20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을 치른다.
KGC인삼공사는 3승 2패로 한 발 앞서있다. 6차전에서 이기면, 통산 2번째 챔프전 우승이자 첫 통합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KGC인삼공사가 우승을 차지한다면, 챔프전 MVP 후보는 데이비드 사이먼과 오세근으로 좁혀진다. 사이먼과 오세근은 각각 부상을 안고 있지만, 연일 골밑장악력을 과시하며 KGC인삼공사를 이끌고 있다.
발목통증을 안고 있는 사이먼은 울산 모비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에 이어 챔프전에서도 폭발력을 뽐내고 있다. 4차전 막판 연달아 자유투를 놓친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사이먼은 5경기 가운데 4차례 20득점 이상을 올리는 등 비교적 꾸준하게 공격력을 유지하고 있다.
사이먼은 챔프전서 평균 24.2득점 7.2리바운드 1.4블록을 기록 중이다. 야투율은 61.7%에 달한다. 사이먼은 매치업 상대인 리카르도 라틀리프와의 포스트업 이후 훅슛을 구사하는가 하면, 힘 싸움에서 밀리면 중거리슛도 자유자재로 시도했다. 3점슛 성공률 역시 41.7%(5/12)에 달한다.
사이먼이 공격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궂은일을 도맡은 오세근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오세근은 챔프전 5경기서 평균 17.2득점 10.2리바운드 3.2어시스트 1스틸 1.4블록을 올렸다. 더블 더블은 3차례 작성했다. 왼손 중지와 약지 사이를 6바늘 꿰맸지만, “그동안 당했던 부상에 비하면 새 발의 피”라며 투혼을 보여주고 있다.
오세근은 사이먼을 대신해 골밑에서 몸싸움을 꾸준히 펼치는가 하면, 마이클 크레익에 대한 수비까지 맡으며 팀에 공헌하고 있다. 관건은 파울 트러블. 오세근이 6차전서 조기에 파울 트러블에 걸리지 않는다면, KGC인삼공사의 트윈타워는 공수에 걸쳐 보다 견고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삼성에서 꼽을 수 있는 챔프전 MVP 후보는 라틀리프가 유일하다. 라틀리프는 챔프전 5경기 모두 더블 더블을 작성하는 등 평균 37분 47초 동안 28득점 13.6리바운드 3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했다. 6강, 4강 플레이오프서 총 10경기를 치르고 올라온 선수라는 게 믿기지 않는 활약상이다.
플레이오프에서 강행군을 치른 탓에 삼성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체력이 저하된 모습이다. 2대2가 종종 원활하게 전개되지 못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매 경기 골밑장악력을 뽐내고 있는 라틀리프는 그럴 때마다 답답하다는 표정을 짓는 것도 잠시, 이내 정교한 중거리슛 능력까지 보여주며 분전하고 있다.
다만, 지치지 않을 것만 같던 라틀리프도 5차전 막바지에는 체력저하가 두드러진 모습이었다. 3쿼터 중반 골밑공격을 시도하는 과정서 사이먼에게 블록을 당한 게 단적인 예일 터. 실제 4차전까지 64.6%에 달했던 라틀리프의 야투율은 5차전 들어 38.1%까지 하락했다.
만약 삼성이 준우승에 그친다 해도, 준우승 팀 소속 선수 가운데 챔프전 MVP를 차지한 사례도 있다. 1997-1998시즌 부산 기아(현 울산 모비스)에서 활약한 허재는 팀이 준우승에 그쳤지만, 준우승팀 소속 선수로는 사상 처음 챔프전 MVP로 선정됐다. 오른손이 골절되고, 눈썹 부위가 찢어진 가운데에도 연일 투혼을 뽐낸 덕분이었다.
하지만 당시와 달리 2016-2017시즌 챔프전서는 상대팀에 쟁쟁한 후보들이 있다. 또한 삼성이 원하는 시나리오는 ‘사상 2번째 준우승팀 소속 MVP’가 아닌, ‘팀의 V3를 이끈 MVP’의 탄생일 터.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챔프전 MVP는 어느 선수가 차지하게 될까.
한편, 사이먼 또는 라틀리프가 챔프전 MVP로 선정된다면, 이는 외국선수 신분으로 챔프전 MVP가 된 KBL 역대 3번째 사례가 된다. 2001-2002시즌 마르커스 힉스(당시 동양), 2002-2003시즌 데이비드 잭슨(당시 TG)이 외국선수 신분임에도 외국선수 MVP를 차지한 선수들이다.
오세근이 챔프전 MVP로 선정된다면, 오세근은 2차례 챔프전 MVP를 차지한 역대 3번째 선수가 된다. 오세근은 2011-2012시즌에 챔프전 MVP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김주성(2004-2005시즌, 2007-2008시즌), 양동근(2006-2007시즌, 2014-2015시즌)이 각각 2차례 챔프전 MVP로 선정된 바 있다.
더불어 역대 2번째 단일 시즌 MVP 트리플 크라운도 달성하게 된다. 김주성은 2007-2008시즌에 정규리그 MVP, 올스타전 MVP, 챔프전 MVP를 모두 석권했다. 오세근은 현재까지 2016-2017시즌 정규리그 MVP, 올스타전 MVP 트로피를 획득한 상태다.
[오세근(상), 리카르도 라틀리프-데이비드 사이먼(하).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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