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최창환 기자] 고영표(kt), 임기영(KIA)에 이어 또 다른 언더핸드 유망주가 나타났다. 한화 이글스 2년차 투수 김재영이다.
김재영은 지난 13일 열린 LG 트윈스와의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6⅔이닝 7피안타 3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한화가 타선의 폭발력을 앞세워 10-0으로 승, 김재영은 데뷔 13경기 만에 첫 승의 기쁨을 맛봤다.
김재영은 한화가 9-0으로 앞선 6회말 2사 1, 2루서 안영명에게 마운드를 넘겨주기 전까지 매 이닝 출루를 허용했지만, 병살타를 4개나 유도하는 경기운영능력을 뽐냈다.
김재영으로선 의미 깊은 데뷔 첫 승이었다. 홍익대 출신 김재영은 지난해 시범경기서 4경기 총 15이닝을 던지며 2승 평균 자책점 0.60을 기록, 잠재력을 과시했다. 실제 김재영은 시즌 초반 선발 로테이션에 이름을 올리는 등 한화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유망주였다.
하지만 김재영은 시즌 초반에 안정적인 경기력을 못 보여줬고, 결국 1~2군을 오가다 데뷔시즌을 마쳤다. 2016시즌 기록은 11경기 승패 없이 평균 자책점 10.32.
김재영은 첫 승을 따낸 후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지난해는 시범경기를 통해 부모님과 팬들의 기대가 컸는데, 실망을 드려 죄송했다. 조금이나마 효도를 한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김재영은 이어 “작년에는 자신감을 갖고 있었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 긴장감에 눌렸다. 개막 시리즈에 선발투수로 나섰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이번 LG전에서는 (최)재훈이 형을 믿고 리드하는 대로 던졌다”라고 덧붙였다.
공교롭게도 김재영이 데뷔 첫 승을 따낸 장소와 상대는 모두 데뷔전을 치른 잠실구장, LG였다. 김재영은 지난해 4월 2일 LG와의 원정경기서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 등판했지만, 1⅔이닝 4피안타 2볼넷 3실점(3자책)에 그쳤다.
김재영은 “이번에도 똑같은 장소에서 몸을 풀며 경기를 준비했다. 작년 생각은 안 했고, 하고 싶지도 않았다. 작년은 작년이고, 올해는 올해이지 않나. 기회를 받은 만큼, 그 기회를 잡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라고 말했다.
사실 한화 코칭스태프는 김재영이 일찍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에 대비, 3회말을 비롯해 위기상황마다 불펜을 가동했다. 지난 시즌 조기 강판이 많았던 만큼, 김재영으로선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는 상황이었을 터.
이에 대해 전하자 김재영은 “불펜은 일부러 안 봤다. 나는 아직 검증이 안 된 투수니 교체된다 해도 할 말 없었을 것이다. 다만, 위기상황에선 단타만으로 막자는 생각만 했다. 볼넷도 내주지 않는 게 목표인데, 1볼넷을 남긴 건 아쉽다”라고 말했다.
직구와 포크볼을 적절히 배합해 경기를 운영하는 김재영은 2군서 커브, 체인지업도 집중적으로 연마했다. 1군에 등록된 직후 “커브는 아직 1군에서 통할 수준이 아니다. 더 연습이 필요하다”라고 했지만, 지난 13일 LG전에서는 커브도 1개 던졌다. 한화가 2-0으로 앞선 2회말 2사 후 손주인에게 던진 초구가 커브(구속 116km)였고, 스트라이크를 꽂아 유리한 볼카운트로 승부를 이어갔다.
단순히 볼카운트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던진 커브는 아니었다. 커브를 구사한 배경에 대해 묻자 김재영은 “세 번째 구질도 던져야 타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던져봤다. 아직 내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재영은 이제 막 첫 걸음을 뗀 2년차 투수다. 아직 구질이 단조로워 보완할 부분이 명확하지만, 성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김재영은 유독 무게감 있는 언더핸드 투수와 인연이 없었던 한화의 오아시스가 될 수 있을까.
[데뷔 첫 승 공을 쥐고 있는 김재영. 사진 = 잠실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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