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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역시 류현진은 선발투수가 어울린다.
류현진이 1일 세인트루이스전서 5월 19일 마이애미전 이후 13일만에 선발 등판했다. 타선 지원을 1점밖에 받지 못해 3승 도전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투구내용 자체는 좋았다. 6이닝 3피안타 4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수립했다. 4월 25일 샌프란시스코전(6이닝 5피안타 1볼넷 1실점)에 이어 시즌 두 번째.
류현진의 입지는 예년과는 많이 다르다. 어깨, 팔꿈치 수술과 재활로 사실상 2년간 뛰지 못했다. 그 사이 선발진은 재편됐다. 류현진이 올해 본격적으로 복귀한 이후에도 예전과 같은 경기내용은 아니었다. 패스트볼 구속이 내려가면서 슬라이더, 커브 비중을 높였으나 타자들을 압도하지는 못했다. 퀄리티스타트가 이날 전까지 단 1회였다는 게 증명한다.
어쨌든 류현진이 딱히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건 사실이었다. 올 시즌 LA 다저스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알렉스 우드, 리치 힐 정도가 안정적인 입지다. 마에다 겐타, 브랜든 맥카시, 훌리오 유리아스와 힘겨운 경쟁을 펼치는 처지다.
유리아스가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그래도 LA 다저스에 선발 등판할 수 있는 투수는 6명이다. 때문에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부상자명단을 전략적으로 활용했다. 급기야 류현진을 마에다 선발 등판일에 롱릴리프로 붙여 등판시키기도 했다.
류현진은 팀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5월 26일 세인트루이스전 4이닝 세이브로 주목 받기도 했다. 하지만, 낯설었다. 언제 등판할지 정확히 알 수 없는 롱릴리프는 류현진으로선 준비가 쉽지 않다. 누구나 그렇지만, 2006년 프로 데뷔 후 선발투수로만 뛰어온 류현진에겐 혼란스러웠다. 현지에서 선발 복귀에 대한 진심을 밝히기도 했다.
이후 LA 다저스의 일정이 빡빡했다. 우드가 갑작스럽게 10일짜리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그러자 류현진이 13일만에 선발 기회를 얻었다. 류현진은 이 기회를 반드시 움켜잡아야 했다. 잘 던져야 했다. 그래야 언제가 될지 모르는 다음 선발등판 기회에 대한 명분이 생긴다.
류현진은 13일만의 선발 등판서 응집력을 발휘했다. 경기 초반에는 패스트볼 최고 91~92마일까지 나왔다. 그리고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를 섞어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효과적으로 요리했다. 올 시즌에는 타순이 한 바퀴 돌고 3~4회가 넘어가면 구위가 급격히 떨어졌으나, 이날은 딱히 그렇지도 않았다. 4~5회 체인지업 비중을 높여 투구수 관리를 했다.
결국 류현진은 퀄리티스타트를 수립했다. 승리요건을 갖추지 못했지만, 확실한 결론 하나를 얻었다. 역시 류현진은 선발투수가 어울린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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