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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최근 봉준호 감독의 작품에는 몇 가지 특징이 두드러진다. 해외 스타들이 등장하는 다국적 영화이면서 소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영화 '괴물'(2006년), '설국열차'(13년) 그리고 신작 '옥자'가 그러하다.
봉준호 감독은 14일 열린 영화 '옥자'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에 대해 속시원하게 답했다.
먼저 그는 '설국열차', '옥자'까지 연이어 다문화를 그린 것에 대해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뜻을 전했다.
봉 감독은 "어떤 대단한 철학이 있어 그런 것은 아니다. 문화적 경계를 넘어보고 싶다거나 하는 거창한 의도는 없다"라며 "나에겐 언제나 스토리가 우선일 뿐이다. 난 단지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설국열차'는 인류의 마지막 생존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는데 남한과 북한 사람만 출연한다면 이상하지 않은가"라며 "'옥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국적 거대 기업에 관한 스토리를 담고 싶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해외 배우들이 출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봉 감독은 외국 배급사·제작진 등과의 작업에 대해 "어려움은 없다. 영화 제작의 메커니즘은 어느 곳이든 동일하다"라며 "이미 국경은 붕괴된 상태이고, 내가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다양한 문화가 뒤섞여 있다. 프로 야구, 농구장만 가도 외국인 선수들이 어우러져 누빈다. 언어의 경우 큰 문제가 될 수 없다고 본다. 나와 같은 한국어를 쓰는 사람이라고 해서 마음이 맞는 건 아니기 때문"이라고 얘기했다.
이어 차기작 계획에 대해 밝혔다. 봉 감독은 "다음 작품은 100% 한국 영화다"라며 "이것 또한 의도가 있는 건 아니고 스토리에 맞췄기에 이렇게 흘러가게 됐다"라고 전했다.
주인공을 소녀로 설정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소년보다 소녀가 강인할 때 아름답게 느껴지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봉 감독은 "여성주의적 관점으로 미자(안서현), 옥자, 미란다(틸다 스윈튼)를 여성으로 설정한 건 아니었다. 다만 스토리를 그리면서 미자가 옥자의 엄마처럼 구성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이 지점을 안서현도 정확하게 느꼈다. 엄마 같다고 인지하더라"라며 "소녀가 강인했을 때, 동물과 교감했을 때의 아름다움이 여드름이 잔뜩 난 소년이 주는 이미지보다 아름답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틸다 스윈튼은 '옥자' 속 여성 캐릭터들의 등장에 대해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본다"라며 "영화의 심장에는 늘 여성이 있었다. 여성이 영화의 핵심이고, 심장이 아닐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여성 영화인들이 남성과 싸우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화 업계에서 위치가 위협적이지는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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